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하는 Legally Blonde (우리나라에 ‘금발이 너무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던 영화와 동명의 뮤지컬이다) 트라이아웃 공연을 지난 일요일에 보고 왔다. 미국에서도 초연되는 작품. 트라이아웃 마치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공연을 시작한다.
제일 싼 표(발코니)를 사서 3층 구석에 앉았는데 공연 시작할 때 쯤 되니 안내원 할아버지(미국 뮤지컬 극장 안내원은 보통 할아버지 할머니인 듯.)가 가운데 쪽으로 옮겨 앉아도 된다고 해서 가운데 쪽으로 이동해서 봤다. 표가 안팔린 자리가 많으면 혼잡스럽지 않을 정도로 좀 더 잘 보이는 자리로 이동하게 해주는 센스, 이거 참 마음에 든다. 아래는 3층 구석 (원래 자리)에 앉았을 때 찍은 무대 사진. 3층이라도 꽤나 잘보였다.
트라이아웃인데도 별로 흠잡을 데 없었던 공연. 상큼 발랄한 아가씨들과 총각들이 나오는 신나는 공연. 나는 역시 코미디 뮤지컬이 좋다. 코미디라 재미있는 대사도 많았는 것 같은데, 이전에 미국에서 본 Brooklyn이나 Jersey Boys보다 대사와 노래를 더 못 알아 듣겠었다. (내 영어 실력이 점점 주는 것일까?)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 Jersey Boys는 빠른 흐름으로 주인공의 스토리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는데 Legally Blonde는 느슨한 부분이 좀 있어 덜 포커싱 되는 느낌.
Jersey Boys가 중극장용 뮤지컬이라면 이 작품은 대극장용 뮤지컬. 그만큼 무대 위의 세트와 장치들도 크고 다양했는데 빨리 빨리 변하는 세트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럴 듯하게 재현되는 큰 강의실이나 기숙사 세트부터 굉장히 짧은 단 한 씬을 위한 깃대 세운 골프 홀까지, 무대 장치 변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매번 무대 코 앞에서 보다가 오랜만에 위에서 무대 장치 움직이는 것을 내려다 봐서 그런걸까? 예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토미 볼 때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대장치에 신기해했던 기억도 나고.
안무가 굉장히 독특하고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호텔로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보니 연출이 안무감독 출신이란다. myspace에 가면 뮤지컬 넘버 몇 곡을 온라인 상에서 들을 수 있고, 극장 홈페이지에 가면 이 중 두 곡, Omigod you guys와 Take it like a man을 다운 받을 수 있다.
아, 이 공연의 특징! 진짜 개가 나온다. 게다가 두 마리씩이나! YouTube에 올라온 캐스팅 소개 동영상을 보면 개도 언더스터디가 있다.
One thought on “[SV출장#3-7] 뮤지컬 금발이너무해 (Legally Blonde) 트라이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