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딱히 할 것이 없어 뮤지컬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TV를 보다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The Light in the Piazza”란 공연을 한다고 광고를 하길래 그걸 볼까 싶었는데 샌프란시스코까지 가기가 너무 멀어 주저하고 있던 토요일 아침, 아침을 먹다가 뒤적이던 신문에서 가까운 San Jose에서 Brooklyn을 공연한다는 광고를 발견!
방으로 돌아와 광고에 표시된 인터넷 사이트(http://www.amtsj.org)에 접속해보니 표는 약 15불에서 70불짜리까지 있었다. 어차피 잘 알아듣지도 못할 공연일 것이기 때문에 싼 자리를 예매하려다 보니 인터넷 예매는 4.5불을 수수료로 내야 한단다. 이 수수료가 아까워서 직접 공연장에 가서 티켓을 사기로 결정. 사실 이 인터넷 사이트에는 예매 하는 방법만 나와 있었지 현장에서 표를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은 없었기에 약간 걱정을 하고 갔다.
Mountain View에가서 점심으로 라면 먹고, Stanford에 가서 놀다가 넉넉히 시간을 두고 San Jose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에 도착. San Jose는 Sunnyvale이나 주변의 Mountain View나 Santa Clara보다 큰 도시라 높은 건물도 많고 주차장도 잘 없었다. 심지어 내가 찾아간 극장에도 주차장이 없어 거리를 헤매다 극장에서 한블럭 남쪽에 위치한 주차 공간에다 그냥 주차. 공연 끝나면 밤 10시가 넘을텐데 돌아오는 길이 좀 걱정되긴 했지만.

차 세워두고 극장에 갔더니 1층 측면 자리를 15불 정도에 팔고, 원래 70불 정도하는 중앙자리는 30불 정도에 판다고 한다. 순간 너무나 싼 티켓 가격에 내 귀를 의심했다.인터넷으로 예매했으면 억울해 죽을뻔 했다. -_-; 1층 측면 표 한장을 구입해서 들어갔다.


관객 나이대가 다양하다는 것이 국내 공연장 분위기와 달랐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되게 많았다. 그리고 한국은 극장의 안내해주는 사람도 젊은 아가씬데 여기는 할머니들이 안내를 해주더군. 쌍쌍이 온다는 건 국내랑 같았다. -_-;
그리고 공연 시작. 공연은.. 끝.내.줬.다.
외국에서 뮤지컬을 본 건 처음이었는데 이건 뭐 국내 공연들과 수준이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 배우들의 성량이 일단 다르다는 느낌. 조명 떨어지는 것도 정확하고, 음향도 굉장히 잘 돼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본 공연에 속았다는 느낌까지 들었으니.. ㅠㅠ .
아, 진짜 노래가 훌륭하더라. 곡도 어려운 게 많았는데도 기가 막히가 잘 소화하고. 보러 가기 전에는 내용을 이해못할까봐 걱정 했었는데, 가사와 대사는 반도 못 알아 들었지만 노래만으로도 감동의 전율이 느껴졌다. 미국적인 뮤지컬을 미국에서 봐서 더 적절했던 것일까? Rent도 미국에서 봤으면 느낌이 달랐을까? 이 공연을 최근에 한국에서도 한걸로 아는데, 국내 공연은 느낌이 어땠을까? 배우도 한국인으로, 가사도 한국어로, 공연장소도 한국으로 바뀐다면 이 모든 느낌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공연 끝나곤 관객들이 다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 얘네들이 보기에도 공연이 괜찮았나보다. 이 팀이 산호세에서 5일만 공연하는 것을 보니 미국 국내 투어팀인 것 같다. 투어팀이 이정도면 실제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던 팀의 실력은 어떨지 상상도 안간다.
만오천원도 안되는 돈으로 감동적인 공연을 봐서 뿌듯하다. 내일은 주변 서점에 가서 브루클린 씨디나 사야겠다. 그리고 내일 한번 더 보러 갈지도 모르겠다. -_-; 그리고 오늘 극장에서 나눠준 팜플랫 보니 2006-2007년 시즌 공연 일정도 나왔던데 여기 출장올 때마다 가서 봐줘야겠다.
Casts>
- 브루클린: Diana Degarmo
- Street Singer: Cleavant Derricks
- 파라다이스: Melba Moore
- 브루클린 아빠: Lee Morgan
- 브루클린 엄마: Julie Reiber
지금 찾아보니 Cleavant Derricks와 Melba Moore는 토니상도 받았군. Diana Degarmo는 TV에서 하는 스타발굴하는 프로인 American Idol출신이란다.
공식웹사이트: http://www.brooklynthemusical.com/
ps: 내가 이 후기를 올린 뮤지컬 동호회 답글들을 보면 해외 공연이 항상 국내공연보다 낫지는 않은가보다. 하긴, 국내에 들어와 공연하는 World Tour팀이나 브로드웨이 공연팀의 quality가 항상 뛰어나진 않았었지.
2 thoughts on “[SV출장#1-4] Brooklyn, the Mus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