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장 기간 중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뮤지컬 남태평양 (South Pacific)의 투어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운드오브뮤직”과 “왕과나”로 유명한 미국 뮤지컬계의 콤비 작곡/작사가, 로저스와 해머슈타인(R&H)의 작품으로 60년 전에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되어 이듬해 토니상 10개 부분에 후보로 올라 전 부분에서 수상을 한 그야말로 고전 중의 고전!!! (무릎팍도사의 건도가 하는 게스트 소개 같군 -_-)
뮤지컬 개론 책에서 항상 소개되는 명작이지만, 몇년 전에 산호세에서 본 오래된 Camelot이 영 별로였던 경험 상, 발표된지 수십년이 된 구닥다리 작품을 재미있게 볼 가능성이 적어서 볼 지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되는 버전은 작년에 뉴욕에서 리바이벌된 완전 새삥 작품으로 작년 토니상에서 최우수 리바이벌 작품상을 포함한 7개 부분을 수상한, 어느 정도 작품성도 검증된 공연이지만.
하여튼 고민만 하다가 샌프란시스코에 나가 공연을 보게 됐다. 선착순으로 판매되는 25$짜리 rush ticket을 구해봤다. 한정된 수의 시야장애석 티켓을 싸게 파는 행사로 (내 자리는 2층 2열 왼쪽 구석자리였다.) 인기 공연은 공연 시작 2시간 전에 판매하는 이 할인티켓을 사려는 줄도 꽤 긴데, 남태평양은 10명도 채 안 기다리고 있어 또 다시 이 공연이 별로일꺼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케스트라가 부드럽고 우아하게 연주하는 overture로 공연은 시작했다. 실제로 들어봤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의 곡. 남태평양의 음악에 익숙한 미국 사람들이라면 여기서도 설레임과 가슴찡함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나는 대사가 잘 안들리고 (영어라서 안들린다기보단 소리 자체가 너무 작았다), 느린 극 진행 템포에 첫씬부터 졸렸다. 괜히 봤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1막 중간 즈음부턴 주인공 커플의 사랑 얘기에 푹 빠져 1막 끝까지 완전히 집중하여 봤다. 클래식 미국 영화에서 많이 듣던 고전 뮤지컬 음악 스타일도 나쁘지 않았다. 2막이 시작하면서 다시 늘어지던 이야기가 아쉬웠지만 뻔한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제일 마지막 씬에선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짜릿함도 경험했다.
영 꽝은 아니었지만 내 스타일은 아닌 작품이었다. 주제가 진지할 뿐 아니라 그걸 다루는 방법이나 극의 진행도 진지했다.
음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Happy Talk’. 이마트에서 트는 ‘해피해피 이마트’음악이랑 똑같다!! 이마트에서 표절한게 아니라 정당히 돈을 내고 가져다 쓴 곡이겠지? 공연보다가 깜짝 놀랐음.
Leading Casts
- Ensign Nellie: Carmen Cusack
- Emile: Christopher Carl
- Bloody Mary: Keala Settle
- Liat: Sumie maeda
- Lt. Cable: Anderson Davis
2009년 10월 4일 낮 2시 공연
Golden Gate Theater, San Francisco
Loge B 35, Rush ticket $25
South Pacific 전미 투어 홈페이지: http://www.southpacificontour.com/
공연은 25$이었는데 주차비가 15$어서 짜증났음.
일요일에 거리주차가 종일 무료인데
토요일도 그렇다고 착각하는 바람에 차를 가져갔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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