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오기 전에 보려고 마음 먹었던 뮤지컬 세개 중 마지막 작품인 Camelot을 지난 일요일 낮에 보고 왔다. 전미 투어 중인 고전 작품. 이전에 봤던 두개 공연과는 다르게 이번 공연은 웬지 안 끌리던 작품. 볼까 말까 많이 망설였지만 안보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란 생각이 들어서 토요일 낮에 극장 앞까지 갔다가 주차할 곳을 못 찾아 그냥 돌아오고 일요일에 다시 가서 본 것. (일요일엔 보통 길에 주차하는 것은 무료라는 장점이 있음!)
San Jose 중심가 뒷골목에 차를 세워두고 극장까지 걸어가니 1시에 시작하는 낮공연 시작 15분 전. 티켓은 있었는데 지난 번 브루클린을 볼 때처럼 할인은 안됐다. 가장 싼 $15짜리 티켓은 끊고 극장 꼭대기까지 올라가 앉았다.
별로 땡기지 않은 작품이었으나 시작할 때가 되어 극장 안의 조명이 점점 어두워질 때는 약간 기대가 됐으나 극이 시작되고 나서 금방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말을 못 알아들은 것도 원인이겠지만 미국에서 다른 세 공연을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1막 끝나고 그만 보고 나갈까를 심각하게 고민했고, 2막 시작하고는 좀 졸기도 했다. 이 작품 자체가 1960년대 것이여서인지 구닥다리란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본 세 작품 (Brooklyn, Jersey Boys, Legally Blonde) 모두 나온지 2년이 안된 새로운 작품들인데 이들의 특징은 내용 전개가 빠르고 무대 전환도 수동으로 되든 자동으로 되든 신속하고, 대사도 배경음악과 함께 하거나 곧 뮤지컬 넘버로 연결되어 하나의 리듬을 타고 공연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Camelot은 공연전체가 축 처지는 느낌. 정극처럼 대사도 너무 많았고 중간 중간 암전도 마음에 안들었다.
공연 포스터나 광고에 Michael York staring at Lerner & Loewe’s Camelot 라고 돼 있다. Lerner & Loewe는 작사가와 작곡가 이름이니깐 들어갔다고 치는데, 이 Michael York란 사람이 공연에 나오는 것이 매우 강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모르는 사람인데 유명한 영화배우란다. 이 할아버지가 주인공 아더왕 역을 맡았는데 나는 별로였다. 한편 랜슬럿 역을 맡은 배우(James Barbour)는 저음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근사해서 마음에 들었다. 김법래씨 노래를 듣는 느낌이랄까? 기네비어 역의 Rachel York도 괜찮았고..
어쨌든 실망이었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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