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에서 콰이어오브맨 The Choir of Man이란 새로운 뮤지컬을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잠깐 이 공연에 대해 조사해보니 큰 히트를 친 작품은 아니며 이머시브한 진행이 특징으로 보이는 영국산 주크박스 뮤지컬이었다. 한 작품을 서울 시내 세 극장에서 동시에 공연한다던가, 무대 위에서 술을 판다던가 하는 기행(?)을 해온 적 있는 이 제작사가 이번에도 평범치 않은 공연을 시도해보는 듯 했다. 이충주 배우를 좋아해서 마침 이충주 배우가 등장하는 프리뷰 첫공을 예매했다. 한국어 프로덕션 총첫공.
공연 후기
영국의 펍에서 배우들과 같이 노는 기분의 공연이었다. 공연 시작 전에 펍으로 꾸며진 무대 위에 관객들이 (한정 된 수의 티켓을 미리 구입해야 함. 내가 극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매진이었음) 올라가서 무알콜 맥주를 마시며 배우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있고, 공연 중간에는 배우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을 데리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시간도 있다. 배우들은 실제 본인들의 이름으로 불리며, 자신의 실제 고향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배우들이 노래를 부를 때는 계속 관객의 호응을 유도한다. ‘시체관극’이란 단어에 응축된 한국의 뮤지컬 관람 행태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관람을 요구한다. 극에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펍에 모인 사람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노래하는 걸 보며 함께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 이건 내가 평소에 펍에 가서 하는 것과 동일하다. 즉 맥주를 마시며 라이브 공연을 좀 보다가, 재미있는 손님들이 있으면 지켜보며 어쩔 땐 같이 놀기도 하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뮤지컬이란 이름이 붙은 만큼 이미 알려진 팝과 락 넘버들을 부른다. 여기에 한국 공연을 위해 한국 곡인 이소라의 ‘제발‘이 추가된 것 같다. 아쉽게도 배우들의 아카펠라가 감탄할 수준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또 술집에서 모인 남자들이 만든 합창단이 부른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진 않다. 밴드가 따로 무대 상단에 위치하지만 무대 위의 배우들도 연주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특징이자 이들을 진짜 펍에서 노래하는 사람들 같게 만든다.
100분 동안의 단막극이 계속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며 흥겨운 곡이 많다는 점에서 100분 동안의 커튼콜을 보는 기분이었다. 특히 마지막 맥주잔 부딪히는 군무에서는 흥겨움이 맥스치를 찍는다. 처음에는 펍에 대한 찬양 같았지만 중간에 집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걸 듣고있다보면 그래도 술집보단 집인가 싶어지는…
대부분의 대사를 맡은 시인 Poet역은 대사가 꽤 많은데 이 역을 맡은 이충주 배우의 딕션이 좋아 귀에 따박따박 박혔다. 역마다 복수 캐스팅이 많은데, 공연 때 마다 출연하는 배우에 맞춘 대사를 하려면 대사 외우기가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날 너무 몸이 아파서 공연을 안 볼까도 생각했을 정도인데, 공연 보는 동안은 아픔을 다 잊었을만큼 박력있고 신났던 공연. 워낙 특이한 공연이라 취향에 안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한 번 정도는 볼만하다. 특히 무대 위에 최애 배우가 있다면.
공연을 보고나니 소문을 내 달라며 끽비어컴퍼니의 크래프트 라거와 간단한 프링글즈 안주를 선물로 준다. 이러니 이 공연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좌석 시야
내가 앉은 중블 9열은 공연 관람하기에 좋았다. 내 왼편에는 (아마도)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온 외국인들이 앉아 있었다. 앞쪽이면 무대 위의 에너지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배우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 뭔가를 하고 싶다면 훨씬 앞 쪽 복도 측 좌석을 추천.
영국에서는
201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였고 2021년부터 2026년까지는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했다. 그 이후에는 투어도 돌고 크루즈에서도 공연한단다.

2026년 09월 18일 (금) 오후 8시00분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 1층 9열 12번
R석 프리뷰할인 40% 59,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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