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유미의세포들 – 26년 새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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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은 관심 1도 없던 극인데 낮에 공원 산책하다가 당일 밤공 OP석이 남아 있어서 고민 잠깐 하고 잡았다. 이번이 초연인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세상에 나온지 열흘 정도 된 작품을 본 것. 작곡 최재광, 작/작사 김가람, 연출 양정웅. 원작은 그 유명한 웹툰 <유미의세포들>. 옛날에 열심히 봤던 이동건 작가의 웹툰이다.

관람 후기

여러모로 어린이 뮤지컬 같은 B급 공연 감성이 있었는데 좋은 배우들이 공연을 살렸다. 특히 최재림 씨. 훌륭한 노래 실력으로 공연 퀄을 1단계는 높였다. 1막 엔딩곡인 ‘109 Reprise’가 그런 케이스로, 몇년 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배우가 연기한 시라노의 ‘홀로’같은 넘버를 듣는 울림이 있다. “원-오-나인”이라고 영어로 자신의 번호를 말하는 부분은 레미제라블의 ‘Wha am I’에서 장발장이 ”투-포-식스-오-원“이라고 자신의 죄수 번호를 말하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모두 다 멋진 곡들.

대부분의 장면을 별 감흥없이 봤지만 마지막 장면에선 제대로 감동. 유미가 불안세포와 두려움세포를 자연스럽게 부르며 노래가 시작된 곡으로, 피아노 반주만 놓고 유미 김예원 배우가 노래하는데 유미의 감정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된 곡이었다. 곡명은 공연 제목과 동일한 ‘유미의 세포들’이다. 요즘 이런 장면을 보면 자꾸 눈물이 나네 흑. 며칠 전에 본 서편제에서도 그랬다.

원래 잘 하는 유리아, 육현욱, 김경선 배우들은 여기서도 역시 잘 한다. 처음 본 배우들 중 눈에 띈 배우들 중 하나는 촉 세포 역의 김영웅 배우. 아이돌 느낌의 보컬과 춤선이어서 눈에 띄었다. 새이 역의 박시인 배우도 악역 제대로. 얼굴이 눈에 익은데 필모를 뒤져봐도 어디에서 봤는지 모르겠다.

안무가 기억나는 장면은 두억시니(?) 같은 세포들이 군무를 추는 Get me out씬 정도. 춤이 멋있다. 영상과 연기가 잘 어우러진 대홍수 씬도 볼만했었고.1

지금 떠오르는 불만.

  • 첫 씬에선가 유미가 부서 이동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이 있는데 회계팀에서 홍보팀으로 옮기면 일 못해서 회사에서 짤리는 걸 걱정하고 기존 팀인 회계팀은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다더라. 이직이 아니라 같은 회사에서 부서 이동하는 거면 그럴 일이 있기 힘든데. 작가가 회사 생활을 안 해본 것 같고, 너무나 안이한 가사라고 생각해서 전반부터 몰입감이 확 깨졌다.
  • 불만 하나 더. “남자주인공”이란 단어가 여러 번 나오는데 굉장히 어색했다. 음절이 너무 많아 대사나 곡에 잘 맞지 않는다. 그냥 “주인공”으로 충분한 것 같고, 아니면 뒤에선 ”남주“로 줄여서 쓰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요즘 ”남자주인공“이란 말을 쓰기나 하나? 공연이 올드해 보임.
  • 중간에 탭이 나오는 곡이 하나2 있는데, 탭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어중간해서 차라리 대놓고 세포들의 탭 군무가 있는 게 낫겠다 싶었음.

희한하게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 Legally Blonde가 중간 중간 떠 올랐다. 사랑이 가장 중요했던 여주인공이 깨달음을 얻는 내용이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가보다. 특이하게 무대 양쪽에 TV가 있어서 뮤지컬 넘버들의 가사를 보여줬다. 귀가 안 좋은 나에게 매우 도움이 됐음.

좌석 시야

CJ토월극장 OP석 3열은 앞열들과 단차가 없지만 내 앉은 키가 커서 문제는 없었다. 할인도 많이 안 되는 좌석이지만 배우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좋았다. 중블이긴 하지만 왼쪽 끝이라서 오른쪽 무대를 사용할 때는 배우들이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그래도 공연 7시간 전에 잡은 좌석치곤 훌륭.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1층 OP석
앙상블까지 포함된 보드 사진은 못 찍었다.

2026-07-08 (수) 19:30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1층 OP블록 3열 6번
샘컴퍼니 패밀리할인 20%, 128,000원

  1. 사랑세포의 줄이 너무 잘 보이는 건 에러 ↩︎
  2. 찾아보니 ‘다시 써보는 페이지 탭탭’이란 제목의 넘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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