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하이츠 (In the Heights)
뮤지컬 인더하이츠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 공연은 못 본 작품. 영화를 보고 찾아보니 국내에서 번안 공연도 했었네.
뉴욕 시 (NYC) 맨해튼 북쪽, 도미니카 공화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워싱턴 하이츠의 이야기. 누군가는 뮤지컬 렌트와 비슷하다고 했는데 히피 예술가들의 이야기인 렌트보단 이민 n세대 소수인종의 처절한 이야기가 한국인인 나에게는 더 와 닿았다. 흥겹게 풀어낸 ‘미나리’의 느낌이랄까? 도미니카 출신 이주자인 주인공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모자를 딸에게 전해주듯, Powerless인 중미 출신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미국에 뿌리 내려가는 이야기.
중미 이민자들의 이야기여서 계속 살사리듬의 곡들이 나온다. 클라베 소리의 박자도 계속 나오고. 그래서 극 중 니나가 소리로 도시를 기억한다고 했나보다. 영화 내내 살사 수업 때 배웠던 스텝을 밟았다. 1 2 3 5 6 7, 1 2 3 5 6 7.
ps:
최근 미쉘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을 읽었다. 백악관에서 작곡가 린마누엘 미란다Lin-Manuel Miranda가 해밀턴 전 미국 재무장관의 이야기를 랩으로 노래했다는 부분이 눈길을 끌어서 백악관에서 공개한 영상도 찾아봤다. 이를 바탕으로 린마누엘 미란다는 뮤지컬 ‘해밀턴’을 완성했고 대박을 쳤다.
인더하이츠의 원작자도 이 사람이다. 어쩐지 인더하이츠와 해밀턴의 랩과 비슷하더라. 인더하이츠를 무대에 올릴 땐 본인이 첫 우스나비의 역도 맡았다고. 영화 버전에서는 빙수를 파는 피라구아 아저씨 역을 맡았다. 대단한 사람.
저지 보이스 (Jersey Boys)
네이버 시리즈온의 인 더 하이츠를 구매하는 페이지에서 추천 영화로 뜬 저지보이스. 예전에 영화로 나온다는 얘긴 들었지만 잊고 지내서 실제로 영화로 나왔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 인더하이츠 구매하러 들어갔다가 저지보이스를 먼저 봤다.
Oh, What a night!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난다.
저지보이스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뮤지컬이다. 같은 공연을 회전문 돌듯 여러 번 보는 편이 아니지만 이 공연은 미국에서 2번, 한국에서 2번을 봤다. 4번의 무대에서 서로 다른 4명의 프랭키 밸리 C. K. Jones, J. Spector, G. Almirall, J. V. Rensbert에 감탄하면서도 내 머릿 속에서 플레이 되던 건 저지 보이스 Original Broadway Cast 앨범이었으니까 “그”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랭키 밸리인 존 로이드 영의 노래를 영화를 통해서나마 실제로 들고 볼 수 있게 된 건 감동이었다.
공연에서처럼 영화에서도 소름 돋는 순간이 몇 군데나 있었다. 브라스 연주가 무대 뒤에서 나올 때, 뉴욕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을 때, Can’t take my eyes가 시작될 때 등등등등. 아마 뮤지컬 커튼콜에선 없었던 것 같은데, 명예의전당 소감으로 프랭크 밸리가 최고의 순간이라고 언급한 가로등 아래에서 화음을 맞추는 엔딩의 첫 장면에서 또 소름 .
내용이나 연출은 공연과 매우 유사하지만 공연에 비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속도가 좀 느리다는 것은 단점이다. 뮤지컬의 경우 리듬을 타며 거칠지만 빠르게 질주해나가는 속도감이 있다. 멤버들간의 갈등이나 프랭크의 보살스러움은 영화에서 더 잘 드러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