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활동하는 노래모임에서는 뮤지컬 노래를 배운다. 여기서 배우는 뮤지컬 노래는 잘 아는 곡들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 배운 뮤지컬 ‘달고나’의 노래는 모르는 곡이었다. 또 노래 모임 선생님이 ‘달고나’ 초연 멤버였기 때문에 이 작품 얘기도 많이 들어 기회가 생기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처형이 초대권을 주셔서 지난 수요일에 아내와 공연을 보고 왔다.
달고나는 우리나라 가요들로 만든 쥬크박스(jukebox) 뮤지컬로 이런 뮤지컬을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나에게 의외로 즐거움을 주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와는 달리 음악이 적재적소에 배치된 것이 가장 큰 이유겠다. 노래모임에서 이미 배워 익숙한 곡들이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고.
코미디에 가까웠으나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주제가 마음에 들었고 극에 담긴 웃음 코드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공연 전체가 짜임새가 있었다. 아는 배우라곤 왕년의 TV 탤런트 박형준 씨 하나 뿐이었지만 모든 배우들이 극에 잘 녹아 들어가 있어 배우 몇명이 빛이 나는게 아니라 작품 전체가 빛이 났다. 무대는 전환되지 않았지만 퀄리티가 좋아 달동네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무대의 폭이 작품에 비해 너무 넓다는 점은 아쉽다. 더 작은 극장에서 했으면 훨씬 더 살가운 작품이 됐으리라 믿는다.
참 즐겁게 봤다.
2009년 1월 7일 저녁 8시 공연
코엑스 오디토리움 – L 구역 4열 6번
S석 초대권 from 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