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광고와 추천 타켓팅의 훌륭함에 대해서는 이미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 공연도 인스타그램 광고인가 추천을 보고 알게됐다. 처음 들어보는 블루스 밴드인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 Richiman & Groove Nice란 밴드가 검볼머신Gumball Machine이란 새 EP 앨범 발매 기념으로 하는 콘서트. 예매 전에 음원 사이트에서 이 앨범을 들어보니 마음에 들었다. 티켓 오픈한지 시간이 지났는데도 자리가 많이 남아 있는 걸 보고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밴드란 걸 알았다. 데이식스 콘서트 티켓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는 딸을 보면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의 음악을 좋아하는 게 다행.
공연 당일, 프리쇼로 X909란 묘한 힙합 밴드의 공연이 있었다.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꽤 많은 곡을 소화했다. 그다지 호응 없는데도 계속 “분위기 너무 좋은데?”라고 하던데 웃포 ㅋ.
그리고 시작된 리치맨 앤 그루브나이스의 공연. I’m flying to you로 공연의 막이 올랐다. 연출도 좋고 음악도 좋았다.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되는 트리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는 트리오임에도 불구하고 사운드가 꽉 찼다.

1부는 기존 앨범의 곡들을, 2부는 새 앨범 검볼머신의 곡들을 연주하는 형식. 다만 랩퍼 루피와 함께 노래한 3번째 트랙 <너머너머>는 연주하지 않고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다. 난 셔플블루스를 좋아해서 새 앨범의 Soul Sucker와 Take me on이 아주 좋았음. 음악의 영어 가사를 알아 듣기 어려운게 이 앨범의 가장 큰 단점인데, 가사를 한국어로 손수 번역하여 공연 팜플렛에 넣은 게 재미있었다. 프론트맨인 리치맨 뿐 아니라 베이스인 베이스백, 드럼의 I.O도 개성이 넘쳐 보인다.
나 같이 이들의 공연을 처음 보는 사람에겐 미국 투어에 대한 걱정과 고생, 희망이 소재가 된 137과 Take me on의 배경 설명도 좋았다. 블루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언어가 다른 한국인 밴드가 블루스를 연주하는 어려움은 쉽게 상상이 간다.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
앵콜 무대에서는 리치맨이 무대 아래에까지 내려와서 연주를 했고 무대 가장 뒤에서 공연을 마무리. 학생으로 보이는 팬? 지인?에게 기타를 넘겨 블루스 한 소절을 연주하게 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음악 좋고 열정 좋은 공연. 다음에 공연 해도 찾고 싶다. 아, 다음엔 밥 먹고 가야지. 2부 정도엔 배가 고파서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됐음.

셋 리스트
- 1부
- I’m flying to you
- Groove Nice
- Hard time is gone
- Jingle Bell
- Stop on the rooftop
- V Christmas V
- 137
- 2부
- Slap it
- Soul Sucker
- Take me on
- 새타령
- Keep on walkin’ down your road
- 앵콜: Richiman Blue (였던가?)
2025-12-19 (금) 19:30
스페이스브릭 2열 3번
전석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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