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보는 위키드였다. 두 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연, 한 번은 서울 내한 공연, 그리고 이번은 한국어 공연.
참 잘 번안된 공연이었다. 영어로 본 공연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다. 미국에서 보면서 내가 번안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확실히 내 머릿 속으로 해본 번역보다는 잘 됐더라 ㅋ. Loathing을 ‘밥맛’으로 번역하다니, 대박.
글린다를 능청스럽게 연기한 보경킴 배우가 아주 훌륭했다. 웃음 포인트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더라. 아, 강아지 ‘토토’를 언급하는 부분에선 관객들이 별로 안 웃었다. 미국 관객은 많이 웃는 부분인데 문화적인 차이겠지.
성악 발성이 필요한 글린다를 독특한 목소리의 보경 배우가 어떻게 소화할지 궁금했는데 원래 성악을 전공했다고 한다. 전혀 예상 외. 까다로운 내가 본 김보경 배우의 모든 작품(미스사이공과 위키드)이 무척 만족스러운 것도 특이한 일.
엘파바 역은 팝 스타일로 좌악~ 질러줘야 하는데 선영 배우는 그 기대는 못 채워줬다. 하지만 연기가 좋아 보경 글린다와의 캐미는 아주 훌륭했다. 이 주인공 페어의 목소리가 듀엣 곡에서 잘 어울리지 않는 건 아쉬웠던 점.
공연을 보러 다닐 수록 장점보단 단점이 보여 공연 자체를 즐기기가 힘든데 이 라이센스 공연은 오랜만에 무척 만족스럽게 본 공연이었다. 특히 1막 마지막 씬은 언제 어디서 봐도 최고다!
2014-07-30 오후 3시 00분
샤롯데씨어터 1층 C구역 08열 038번
R석 77,000원 마티네공연 3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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