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뮤지컬 시카고 핫파티를 다녀왔다. 뮤지컬 시카고를 올리는 극단 신시컴퍼니에서 여는 쇼케이스 파티이다. 쇼케이스를 클럽에서 파티 형식으로 열다니,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올해는 청담동의 클럽 엘루이에서 열렸다.

회사 오아시스 써서 5시에 퇴근하고 아내 만나 저녁 먹고 갔더니 줄이 이만큼. 드레스코드가 Black & see-through라 검은색 옷을 입은 분들이 많다.


바에서는 무료 칵테일을 한 잔 준다. 알콜이 들어간 칵테일이 두 종 마련돼 있는데 CHICAGO NIGHT과 ROXIE HOT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컨텐츠에 맞춘 이런 세밀한 준비가 무척 마음에 든다. 다만 작년에도 썼듯이 단 한 잔만 제공하는 건 너무 박한 듯. 두 잔 이상 줘야지 관객들이 클럽에서처럼 좀 더 방방 뛰어 놀텐데 ^^.
행사의 자세한 내용은 위 영상과 신시컴퍼니 공식 블로그에 잘 나와있으니 (핫파티 JAZZ & BIG BAND 현장스케치 1편, 2편) 난 파티 끝나고 내가 올린 트윗들 몇 개와 감상 위주로 적어 보겠다.
쇼케이스인데 무려 full 오케스트라가 다 왔다. Overture 와 exit number까지 연주해서 정말 공연장에 온 것 같았다. 난 재즈 밴드의 혼(horn) 소리를 좋아하는데 오케스트라 피트 안에서가 아닌 지상에서 소리가 뿜어져 나오니 더 좋았다. 본 공연에서도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올라와 있다니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 박칼린 음악감독님이 지휘.
뮤지컬 시카고의 곡은 John Kander가 작곡한 것인데, 기본 리듬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All that jazz’의 쿵짝쿵짝쿵짝짝이나 ‘Roxie’의 둥둥,두두두두둥 같은 리듬이 중독성이 있다 (글로 보면 이상할 수도 있지만 곡을 들으면 아, 이 리듬이구나 싶을 것임). 시카고는 Bob Fosse의 뛰어난 안무로 유명한데, 빅밴드 스타일의 음악도 못지 않게 뛰어나다.
두 신인 롹시(록시 아니죠!)를 비교하자면 오진영씨는 오늘 쇼케이스에서 100% 로딩 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꽤 귀여운 롹시가 될 것 같다. 그에 비해 이하늬씨는 좀 경직된 것처럼 보였는데, 지방 공연을 돌고 있는 걸 감안하면 의외였다. 이하늬 씨가 워낙 길죽 길죽 해서 안무 할 때 오진영씨보다 근사한 라인을 보여주는 건 확실한 장점! 아내는 이하늬 씨에게 한 표, 나는 오진영씨를 근소하게 선호. 공연 본다면 누구 공연을 봐야할 지.
이 날 재미있던 것은 “All that jazz”나 “Sexy, Roxie, Heart”같은 후렴구는 관객들이 함께 떼창을 한 것. 뮤지컬 본공연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라 참 재미있었다. 오진영 씨가 부른 ‘Roxie’가 가장 귀에 남는다. 기본 리듬이 계속 귀에 맴돈다는.

훌륭한 쇼케이스였다. 그 어느 때보다 본 공연이 기대될 만큼.
뮤지컬 시카고는 올해 7월 6일부터 8월 3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쇼케이스가 열렸던 클럽 엘루이의 좁은 무대에선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던 이 끈적거리는 안무가 광활한 해오름극장의 무대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플레이디비에서 이 날의 영상을 볼 수 있다.
- 최정원의 ‘All that jazz‘
- 오진영의 ‘Roxie‘
- 성기윤의 ‘All I care about‘
- 이하늬의 ‘Me and my baby‘
- 여성 주연 4인방의 ‘Nowadays – hot honey rag‘
PS: 작년과 마찬가지로 메이크업을 해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대기 시간이 엄청나게 길었다. 아내도 한참 기다려 메이크업을 했는데,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를 정도였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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