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뮤지컬 모차르트!의 음악이다. 공연도 안 봤으면서. 차만 타면 얼른 모차르트 음악을 틀어 달라고 아내부터 딸까지 난리다. 이 작품 음악이 좋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무대에 올라오면 꼭 보리라 마음 먹었다. 올해 공연이 올라와서 일찌감치 막공 전날 앞 쪽 자리를 예매했다. (막공은 주말이라 애 봐야해서 못 봄;;)
이날은 임태경, 바다, 민영기, 윤승욱씨가 나오는 날.
공연을 보며 느꼈던 점:
- 모차르트의 임태경씨, 노래 정말정말정말 * 100 잘 한다. 어려운 곡도 참 쉽게 쉽게 부르면서 잘 한다. 공연 내내 임태경 노래 잘 한다는 생각을 했다. 무대 위에서 젊어보였는데 나이는 나랑 비슷한 듯;;
- 넓디 넓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를 가득 채우는 앙상블의 군무는 이 작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장점이다. 스무명에 달하는 앙상블이 고전적인 의상을 입고 추는 춤에서 대극장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을 느꼈다.
- 안무를 라이센스로 가져온 건지 국내에서 새로 짠 건진 모르겠지만 군무가 독특하다. 찾아보니 이란영이란 분이 안무 감독이시다.
- 포스터나 캐스트 소개를 보면 주인공 모차르트 뒤를 이어 소개되는 배우들이 콘스탄체와 주교인데 예상 외로 이 둘의 역할이 작고 모차르트의 아버지와 누나 역이 더 크다. 민영기씨를 좋아하는데 첫 등장 한 번 폼나게 한 다음에 한참 안 나와 실망했다는…
- 볼프강 모차르트의 누나역을 임강희 배우가 맡았는데 웬지 배해선씨가 생각나더라. 나중에 찾아보니 배해선씨가 국내 초연 때 같은 역을 맡았다. 신기하네.
- 스토리가 어렵다. 아니면 내가 배역을 잘 이해 못한 건가? 왜 모차르트가 성공한 후에도 모차르트 아버진 모차르트한테 삐졌는지(-_-;;; 겸손하지 않아서라는 것 같은데, 천재가 그 정도면 겸손한거 아닌가?), 시작 부분의 모차르트 무덤 찾는 부분은 왜 나왔는지, 콘스탄체는 왜 모차르트가 죽어도 무덤에선 울지 않겠다고 노래하는지 잘 모르겠다. 난 이기적이니까 내 탓이 아니라 배우나 연출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 음악은 참 좋다. 배우들 노래 잘 하고 대형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좋다. 정신 없는 줄거리가 아쉬울 뿐이다.
- 김준수씨가 울컥했다는 넘버 황금별. 관심 있게 들었는데 곡도 좋고, 신영숙씨가 잘 불렀고, 가사도 굉장히 straight forward하다. 이런 분명한 가사의 노래가 좋다.
- 암전이 답답할 정도로 많다. 요런 것 좀 세련되게 연출 했으면.
임태경, 바다의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 연습 장면. (출처: youtube)
임태경씨가 이 노래 부를 때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는.
남자도 뿅 가게 만드는 임태경의 노래.
공연을 보고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블루스퀘어 옆을 지날 때 아내한테 지난 달에 본 위키드와 모차르트 중 어떤 게 낫냐고 물었더니 예상 외로 모차르트란다. 나는 위키드가 훨씬 좋았다. 아내는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좀 해 보더니 다음 날이 모차르트 막공날인 걸 알고 아쉬워 하더라. 또 보고 싶었나보다. 아내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후기:
처음으로 본 뮤지컬 모짜르트. 2010년 OST는 마르고 닳도록 들었고 가장 좋아하는 넘버들이라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다. 가장 좋아하던 노래는 ‘나는 음악’ 박은태, 임태경, 박건형 세명이 부르는 것 세번씩 꼭꼭 들었는데 공연에서 들으니 느낌이 새롭다. 한번만 나오나 하고 아쉬워했는데 처음의 가벼운 느낌, 2막에서의 슬픈 느낌, 마지막 인사할때는 OST의 느낌처럼…최고였다. 신영숙의 황금별은 OST에서보다 공연에서 더 큰 감동을…공연 후 첨으로 뮤지컬 배우 프로필까지 찾아봤다. 임태경이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어려보이던데 생각보다 나이는 많네.임태경 공연을 몇번 보긴 했었는데. 오늘이 막공 아녔음 한번 더 봤을 텐데 아쉽다.
10년 쯤 전 이 공연에 나오는 민영기씨와 신영숙씨의 서울예술단 공연 – 로미오와 줄리엣 -을 봤었다. 그 때만해도 두분 다 파릇파릇 했었는데, 지금은 중년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나도 저들과 같이 늙었겠지… ㅠㅠ
2012년 8월 3일 (금) 20:00
세종문화회관대극장 1층 B열 2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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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빤 임태경이 그리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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