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에서 올린 ‘베로나의 두 신사’는 뮤지컬과 연극, 그 사이 어디즈음에 위치할 것이다. 출연 배우들은 온통 뮤지컬을 하는 배우들이고 노래도 부르지만 뮤지컬로 보기엔 음악의 양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음악극이라는 표현을 앞에 붙여 ‘낭만음악극 베로나의 두 신사’라고 홍보를 하는 것 같다.

셰익스피어가 쓴 고전적이고 시적인 표현을 그대로 옮겨놨을 법한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를 배우들이 뻔뻔한 표정으로 청산유수처럼 읊는 걸 보면 기가 막혀 웃음이 터져 나온다. 또 중간 중간 두 주인공 발렌타인(김호영 분)과 프로튜스(이율 분)가 ‘우정의 안무’를 할 때와 조연들이 뭔가 어색하고 얼빵한 리액션을 보여줄 땐 관객석에서 빵빵 터진다. 백작(성기윤 분)의 디테일한 코믹 연기와 안무에서는 모두 뒤집어지고. ㅋㅋㅋㅋ 이런 것들이 묘하게 어울려 킥킥 대며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같은 극단이 비슷한 시기에 올린 코미디 뮤지컬 키스미케이트보다 더 웃기고 재미있게 봤다.

고정된 무대 세트는 아름다우며 신시 작품답게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은 듣기 좋다. 아담한 크기의 세종M씨어터는 어느 위치에서 봐도 공연에 푹 빠져들 수 있으리라. 외국 원작의 작품을 외국인 연출이 맡았는데도 한국인이 웃을 수 있는 대사들이 꽤 적절히 들어가있다.
마지막의 상황은 ‘뭐 이래?’라고 어이 없어 할 수도 있겠지만 웃다보면 다 술술 넘어간다. 이 신시 프로덕션을 위해서 영국에서 작곡해 왔다는 음악이 좀 더 많아 김호영씨 등 노래 잘하는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를 잔뜩 들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제대로 연출하고 연기한 희극임은 틀림없다.
2010년 7월 17일 토요일 오후 3시 00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층 05열 027번
대규모 리뷰단 최종리허설공연 초대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층 05열 027번
대규모 리뷰단 최종리허설공연 초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