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니 차장님이 한번 가보라고 하셨을 때 차라리 뮤지컬을 보겠다고 튕겼지만 뮤지컬은 주중에 한번 더 가서 봤고 일요일이 되니 막상 할일이 없고 렌터카도 쓸 수 있게 돼서 팔로알토의 스탠포드 스타디움에 가서 제일 싼 좌석을 (USD 30) 현장에서 구입했다.
히스패닉이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경기인지라 경기장은 멕시코팀인 클럽 아메리카의 홈 분위기였다. 오늘 경기를 하는 두 팀의 유니폼은 물론 갖가지 축구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많은 걸 보면 이 동네에서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모인 것 같다. 성남 유니폼을 가져왔으면 입고 갔을 것이다. 노란색이라 클럽아메리카 저지랑 비스무리한데.
스탠포드 스타디움은 한 5만명 정도 들어가는 것 같다. 일개 대학 경기장이 한국 프로축구팀(이라고 쓰고 성남이라고 읽는다) 경기장보다 훨씬 좋다. 제일 싼 좌석이라 2층 골대 뒤였는데 햇볕이 따가워 2층 본부석 아래에 몰래 앉았다. 다행히 자리 주인이 와서 뭐라 안하더라.
좋아하는 팀, 응원하는 팀이 없으니 확실히 재미가 덜 하다. 양팀 모두 무득점으로 전반을 마치고 후반에 1점씩을 넣어서 후반 종료시 1:1이었다. 난 이걸로 경기가 끝난 줄 알고 서둘러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뉴스를 보니 승부차기를 했고 Club America가 이겼단다. 기사에 보니 선수들 조차도 승부차기가 있는 줄 모르고 유니폼 교환까지 했다니 나만 바보인건 아닌거다.
인상적이었던 건 휘슬을 불 때면 거의 다 옐로카드를 꺼내던 주심. 레드 카드도 각 팀당 한장씩 부여한 결단력 있는 심판이었다.
Stanford Stadium, Palo Alto
Section 204, D-22, US$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