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바이 2003! 뮤지컬 콘서트 현장. 사진 중앙에 보이는 테이블은 ‘와인석’이란 비싼 좌석이고, 저는 2층 구석에서 봤습니다.
작년 마지막 날 보러갔던 뮤지컬 콘서트 후기를 뒤늦게 제 홈페이지에도 올려 봅니다. 교통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우연히 응모를 해서 얻은 티켓 (요즘 돈이 없다보니 이렇게라도 공연을 보고 있습니다. –; )으로 보러 간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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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03 뮤지컬 콘서트
(2003년 12월 31일)
2층 S석에서 7시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체육관이라는 장소가 문제였을까요?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플래쉬 터트리며 사진찍고, 김밥 먹고, 형광봉 흔들고. 아무리 ‘콘서트’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공연이라지만 공연에 집중하는데 방해될만한 요소가 너무 많더군요. 만약에 이 공연을 좀 더 좋은 공연장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나 오페라극장 같은 곳)에서 했다면 동일한 내용이었더라도 훨씬 더 만족스러웠을 것입니다.
또 배우들이 부르는 곡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 및 가사에 대한 설명을 영상으로 함께 보여줬으면 더 좋은 공연이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영어 가사로 노래를 부른 경우 이런 정보가 더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상으로는 간단한 곡 제목 및 뮤지컬 제목, 작곡자 정보만 나온 것이 아쉽더군요. 또 이러한 간단한 정보조차도 일관성 없이 제공되어 (어떤 경우에는 작곡자는 안나아고, 어떤 경우에는 곡 제목은 빠지고, Andrew Loyd Webber 라는 오타도 보였고.) 아쉬웠습니다.
무대 위의 공연은 괜찮았습니다만, 좀 더 ‘동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김선영, 김영주, 박준면 씨의 올댓재즈가 그런 면에서 만족스러웠고요. 클래시컬한 음악이 대부분인 점도 단조롭게 느껴졌습니다. 좀 더 빠른 넘버들이 있었으면 훨씬 더 흥미로웠을 것입니다.
출연한 배우들이 노래 실력으로는 알아주는 배우들이었지만 그중 가장 빛난 건 윤영석씨 같습니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에서의 윤영석씨는 제 기대에 못미쳤으나 이번 공연을 통해서 윤영석씨의 가창력에 많이 감동했습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뮤지컬에 컴백한다고 하니 많이 기대가 됩니다.
2004년에 뮤지컬 콘서트가 또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면 2003년 공연에서 보여진 몇몇 아쉬운 점이 수정되여 올려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체육관을 공연장소로 쓰는 것은 다시 한번 재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연말에 장소 대여하는 게 쉽지 않음은 저도 공감이 가나 2003년 공연처럼 좌석을 배치하는 것은 집중도를 너무 떨어뜨리는 것 같아서요.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