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네킹’ 공연장에서. 마네킹을 세워둔 로비를 배경으로.
마네킹의 티켓을 얻어서 토요일 오후 (6/14일 4시)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아, 그런데 초대권으로 본 주제에 이런말 하긴 미안하지만… 실망이 큽니다.
무대, 의상, 조명, 스토리, 음악…. 하나 같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수년전에 봤던 ‘쇼코미디’를 보던 기분이더군요. 허술한 무대, 신경 안쓴 의상, 값싸게 들리는 MR 반주부터 시작해서 가벼운 말장난과 허술한 스토리 등등. 창작 뮤지컬의 수준이 수년 전으로 퇴보한 듯한 느낌이 들정도였습니다. 차라리 쇼코미디가 나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황현정씨가 나와서 그랬을까? -_-;) 말이죠.
‘마네킹’의 허술한 무대는 거의 무대 장치가 없는 ‘그리스 프리뷰’보다도 느낌이 안좋았습니다. ‘백화점’이 배경이라면 ‘럭셔리’한 느낌을 줘야 하는데, 어디서도 그런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어색하게 적혀진 브랜드 이름이나, 창고씬의 빨간, 노란, 파란 박스.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의상도 마찬가지인데, 백화점 마네킹의 의상이 그렇게나 촌스럽다니요? 빨간, 파란, 노란 천으로 만든 의상은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개인적으로 MR반주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마네킹’의 MR반주는 너무할 정도였습니다. 탭은 탭소리만으로도 아름다운 법인데, 탭소리에다가 찢어지는 듯한 MR반주 소리를 합쳐놓으니 짜증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
내용 자체도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차라리 드라마의 촛점이 마네킹에 맞춰져 있으면 더 좋은 내용이 됐을텐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내용. 도둑놈이 백화점에 침투하여 기껏 옷을 훔친다는 내용은 정말 실소를 자아냅니다. 허술한 공연에서 연기하시는 배우분들이 불쌍했습니다. 특히 마네킹 연기하시는 배우분들. 마네킹 흉내를 기가 막히게 내시더군요. 진짜 마네킹인 줄 알았으니까요.
창작 뮤지컬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갖가지’나 ‘에이콤’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참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좀 많이 실망했습니다. ‘베르테르’나 ‘명성황후’같은 클래식한 뮤지컬보다는 ‘사랑은 비를타고’ 같은 가벼운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이번 마네킹은 영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높아진 관객 수준에 부응하지 못하는 공연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어 이전까지의 관객들은 대충하는 군무에 나름대로 이해를 했지만, ‘토요일밤의열기’ 이후에는 조금씩 어긋나는 군무에는 너그럽지 못한 게 현재의 관객 수준입니다.
‘탭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탭과 스토리, 또 노래가 융합이 안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연 마지막, 커튼콜할때 노래와 함께 전체가 다 탭을 하는데, 그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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