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를 다시 보고 왔습니다. 이번엔 박건형-최정원-배해선 캐스팅입니다.
1. 지난 번 공연은 초대권으로 본 좌석이라 1층 뒷편이었는데, 이번엔 직접 구입한거라서 앞에서 2번째줄 중앙 좌석이었습니다. 따라서 배우들이 생생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었지만 뒤에서 볼때처럼 군무가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더군요. 저는 앞좌석을 굉장히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군무가 좋은 작품을 볼 때는 뒷좌석도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 박건형씨는 TV로만 몇번 봤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잘 생겼더군요. 송승헌씨 닮았습니다. 키도 크고 늘씬해서 아주 멋진 배우였습니다. (주원성씨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박건형씨가 춤을 추니 근사한 그림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걱정과는 달리 박건형씨 춤도 아주 좋았습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만 해도 몸이 좀 뻣뻣한 것 같았는데 말이죠. 박건형씨 연기도 좋더군요. ‘다른 배우분들은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이었지만, 박건형씨는 토니로 보이더군요. 처음 봐서 그런건지, 아니면 오버하지 않고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그런건 지는 모르겠지만.
3. 전반적으로 이날 캐스팅이 이전에 본 공연보다 나았습니다. 최정원씨도 김선영씨보다 낫구요. 배해선씨와 김선호씨는 잘 비교를 못하겠군요. 🙂
4. 이날 다시 보면서 알게된건데, 번안이 애매모호한 부분은 그냥 다 원어 가사를 쓰더군요. Tragedy, boogie shoe, How deep is your love.. 등등. 그러지 않아도 잘 들리지 않는 가사에 이런 원어들까지 썩여 있는건 참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너무 이상하게 번역하는 거보다 멜로디를 타는 덴 더 좋겠지만.
5. 역시 보여지는 show 측면에선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춤이 너무 좋아요. 거기다 검증받은 Saturday Night Fever의 오리지널 음악들도 좋구요. 공연 보고 온 후 계속 흥얼대게 됩니다.
6. 2막 중간의 어색한 영사화면은 없어졌더군요. 지난 번 공연때는 토니의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지하철역에서 주원성씨의 고뇌하는 모습을 찍어서 스크린으로 보여줬는데, 이게 아예 없어졌습니다(혹은 주원성씨 공연에만 나오는건지?) 브루클린이 계속 배경으로 나오다가 그 장면에서는 지하철 2호선의 초록색 표지판이 나와서 굉장히 어색했는데, 잘 뺀 것 같습니다.
7. 지난 번 공연의 토니와 스테파니의 댄스 장면에서 김선영씨가 춤출 때 실수를 하셨는데, 전 그게 원래 연출이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이 팀이 우승을 못하는 근거가 되도록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 보니 박건형-최정원씨는 그런 실수없이 춤을 추더군요. 지난 번 공연에서 김선영씨가 실수하신 거였나 봅니다. 🙂
8. 엔딩이 밋밋하고, 노래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신나는 음악과 함께 보는 시원한 군무 때문에 즐겁게 본 공연이었습니다. 🙂
ps : 사진은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인사할 때 잠깐 찍은 장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