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06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한 뮤지컬 동호회에서 받은 티켓으로 방금 전 토미를 세종문화회관에서 보고 들어왔습니다. 출연진은 30명이 넘는 대형 뮤지컬입니다만, 그에 걸맞는 감동이나 이런 것은 아쉽게도 ‘전혀’ 없었습니다.
토미의 음악 자체가 제 귀에 안맞는건지, 배우들이 음정을 제대로 못맞추는 건지, 노래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사 전달도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에전에 예술의 전당의 “Rent” 공연 때도 가사가 안들려서 극의 이해가 힘들었는데, 토미는 Rent때 보다 더 한 것 같더군요. (다행히 줄거리를 알고 들어가서 극의 이해는 대충했습니다만.) 가사의 전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음향 문제 같기도 했지만, 번역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멜로디를 타는 그런 가사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인 토미역을 맡은 황정민씨의 노래도 별로였습니다. 토미는 락뮤지컬입니다. 공연내내 흘러나오는 락 음악에 맞는 카리스마가 있는 보컬이 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몇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유다 역을 윤도현씨가 맡았는데, 3층 꼭대기 자리에서 들었던 윤도현씨의 그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하지만 황정민씨 목소리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들더군요. 1층 무대 바로 앞에서 들었는데도 말이죠.
그래도 그런 가운데 토미 어머니 역의 이정화씨는 제 역을 톡톡히 해주신 것 같습니다. 조연중에서는 집시여왕 역의 최정연씨가 아주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 시원시원한 보컬. 마구 마구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이정화씨야 원래 잘하시는 걸로 제가 알고 계신 분이었지만, 최정연씨는 제가 처음 본 것 같은데(아닐지도.^^) 아주 멋졌습니다.
출연진이 많은 뮤지컬이다 보니 군무나 합창 같은 건 보고 듣기에 좋았고, 군인들이 비행기에서 낙하하는 장면 같은 것은 참 연출을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음악 하나가 없는거 보면 좀 더 다듬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 6열 32번
R석 아트조선 뮤지컬동호회 초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