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01 @ 한전아츠풀 센터
틱틱붐(tick, tick, boom)은 토미상을 받은 Rent의 작가 Jonathan Larson이 Rent를 만들기 전에 만들었던 자전적인 뮤지컬. 제목은 나이 30이 코 앞이지만 해놓은게 없어 불안하고 초조한 주인공의 머릿속을 맴도는 “째깍 째깍 쾅!”이라는 소리.
30번째 생일을 몇일 앞둔 주인공의 심정을 표현한 이 뮤지컬의 내용이 그렇게 가슴에 와닿지는 않았는데, 왜 일까? 뉴요커가 아니라서? 60년대 생이 아니라서? (조나단 라슨이 원래 60년대 생이라고 함). 드라마가 좀 약해서? 모르겠음.
공연 첫날, 한전아츠풀에서 저녁 공연을 보다. 3개 극장에서 동시에 공연되는 이 작품을 한전아츠풀에서 본 이유는, 신시 홈페이지에서 본 제작발표회 동영상에서 남경주 – 최정원 커플의 호흡이 제일 잘 맞아 보였기 때문.
실제로 공연에서도, 남경주 – 최정원은 기대했던 대로 아주 호흡을 잘 맞춰주었음. 같이 갔던 친구 왈, “도대체 몇년 째 남경주 – 최정원이야?”. 이에 비해 (출연자 3명중 나머지 한명인) 이계창은 노래는 좋았는데, 행동이 약간 자연스럽지 못하고 좀 과장되면서도 어색한 연기였음.
사실, 이 작품은 1인극이라고 해도 될만큼 주인공 한명의 비중이 크고(원래는 1인극인 걸 3인극으로 바꿨다는 것 같음) 나머지 2명은 그 주인공 한명을 보조해주는 역할인데, 남경주가 이 비중있는 주인공 역을 상당히 잘 연기했다는 느낌. 제일 앞줄에서 봐서 남경주씨의 생생히 살아있는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음. ^^
음악은 신나면서도 좋은 곡들이 많았고, 재기발랄하며 톡톡 튀는 곳들이 많았음. Rent의 곡과 유사한 곡도 있었는데(“No More”라는 곡같은 경우 특히 그런 듯), 뭐 작곡자가 같으니 당연할 수도. 어디서 봤는데, Rent의 “Seasons of Love”같은 곡이 나오기 위해서 이 뮤지컬에 나온 발라드 음악들이 바탕이 됐을거라고 한다.
이 작품의 아쉬운 점. 곡 수가 너무 적다. 뮤지컬 보는 재미는 역시 음악 듣는 재미가 큰데, 전체 14곡 (사운드트랙 상 14곡. 그런데 실제로는 12~13곡 정도 밖에 안된 것 같은데… Boho Days가 공연에서 나왔는지 기억이 잘 안남 -_-a). 하여튼 이 공연의 매우 매우 아쉬운 점은 곡이 너무 적다는 것. 그래서 남경주의 1인 정극처럼 느껴지기도.
재밌는 점 하나. 주인공 조나단 라슨은 브로드웨이 앞을 지나가며 “저런 런던에서 온 뮤지컬들을 보려고 $80씩을 내는데, 그런 뮤지컬들의 음악은 벌써 유행에 수십년이나 지난 곡들. 난 락음악의 뮤지컬을 만들겠어.” 라고 말한다. 지금 한국의 상황과 비슷해서 웃겼음. (LG 아트센터에서 지금 공연되는 영국의 뮤지컬이 한 $80 정도 하죠? ^^)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약 1시간 30분 가량을 공연. 그런데 단 3명만 출연하고, 그리고 무대가 변화하지도 않는(소품의 이동만이 있음), 그런 공연이 45,000이나 한다는 건 좀 비싸다는 기분이 들었음. (오페라극장에서 배우들 여러명 엄청나게 많은 곡을 불렀던 Rent 가격과 비슷하잖아!)오늘 보니 강남 공연이 가격이 가장 비싸던데, 공연 장소 대관료가 비싸서 그런건지, 아니면 남경주 – 최정원 개런티가 비싼건지…
개인적으로 Green Green Dress, Sugar같은 빠른 부기우기 리듬의 락앤롤 곡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Green Green Dress의 멜로디는 아직도 입에서 맴돈다.
다른 팀의 공연도 보고 싶다. 하지만 돈이 없다. !.!
한전 아츠풀 센터 1층 D열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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