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워크스테이 3박을 하고 왔다. 워크스테이는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한 회사의 업무 공간에서 일도 하고 숙박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이용한 회사 숙소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는데 실내 사진조차도 공개하지 못 하도록 돼 있어서 (아니 왜?) 업로드를 못 하는게 아쉽다. 개인 주택을 지으면 그거랑 비슷하게 짓고 싶다.
가기 전에 세종시에서 할만한 걸 좀 알아봤는데 별로 없더라. 내가 좋아하는 라이브 음악이나 공연은 볼 수 있는 곳이 없었음. 노잼도시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래서 서울, 서울 하나? 어쨌든 3박 4일동안 중간 중간 틈을 내서 세종시 구경을 했다. 근무를 하면서 여유 될 때나 숙소를 나설 수 있었는데 숙소의 위치가 매우 외져서 제한된 시간 동안 어딜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아래에 적은 게 그렇게 다녔던 곳들.
구경한 곳
정부세종청사 옥상 정원
세종에 있는 정부청사 건물은 높지 않은, 그래도 예상보다는 높은, 건물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나는 엘리베이터 타는 것을 싫어해서 높은 건물보다는 낮고 넓은 건물들을 좋아하는데 바로 그런 유형의 건물이다. 여러 부처의 정부청사 건물들이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기도 하다. 정부청사의 옥상은 정원으로 꾸며놨는데 기네스북에 가장 긴 루프탑 정원으로 기록돼 있다. 마침 옥상 정원 투어가 있어서 예약하고 다녀왔다. 혹한/혹서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네이버 예약에서 낮 1시 반 프로그램을 예약했는데 예약 시간대마다 투어 코스가 다르다. 내가 예약한 프로그램은 제2코스로, 정부세종청사 6동에서 출발하여 13동에서 끝나는 코스이다. 차를 최종 위치인 13동 앞 옥외 주차장에 세우고 출발 장소까지 걸어갔다. 옥상 투어는 가이드를 따라다녀야 하고 일행을 이탈해서 아무 곳이나 갈 수는 없다. 구름 낀 날이었는데도 약 1시간 동안 천천히 걸으니 꽤 더웠다. 혹서기에 운영 하지 않는 이유를 알겠다. 예상보다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옥상보다는 건물 내부 투어가 훨씬 더 재미있었을텐데 그런 건 없겠지.


방축천 음악분수
음악분수의 기본은 음악에 맞춰 춤추듯 움직이는 분수인데 방축천 음악분수는 음악과 분수가 따로 노는 느낌으로 그냥 음악 틀어놓은 분수쇼였다. 리듬에 맞춰 좌우의 물이 다르게 움직이거나 하면 좋을텐데 가끔씩 물을 높이 쏘아 올리기만 하니 음악과 함께 보는 재미가 별로 없었다. 규모도 작은 편이라 굳이 여기만을 위해 찾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저녁 8시 반에 공연했다.

이응다리
금강 위에 걸려있는 동그란 모양의 보행교.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을 기념하여 둘레가 1446m란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러닝 경로 중에 강 위를 동그랗게 뛰는 신기한 경로가 바로 여기. 심지어 이층인데 아래층은 자전거 전용, 위층은 보행용이다. 왜 다리를 동그랗게, 그것도 이층으로까지 만들어놨는지는 모르지만 특이하긴 하다. 날씨가 따뜻해서 벌레가 엄청났다. 잠실야구장의 팅커벨보다 더 많았다. 벌레만 덜 있어도 더 즐겁게 산책할 것 같다. 대략 한 바퀴 도는데 18분 정도 소요. 다리 북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먹고 마신 곳
멘야쿠지라
세종의 외곽에 있는 식당이지만 역시나 외진 곳에 있는 숙소에서 멀지 않았던 라멘 가게. 지인 추천을 받고 간 곳이다. 원래 주변의 부강옥이라는 순대국밥집을 가려고 했지만 영업을 안하는 날이라 차를 돌려 간 곳이다.
돈코츠 라멘을 먹었는데 일반적인 돈코츠 육수와는 달리 토리파이탄 느낌이 나는 마음에 드는 국물이었다. 메뉴에 “돼지고기와 닭고기르 육수를 내어 기름기를 최대한 빼고 일본의 돈고츠 라멘보다 깔끔”하다고 설명돼 있는데 사실이었다. 맛있게 먹었고 만족스러웠다. 단돈 10,000원

카페 루트 오
역시나 지인 추천을 받고 슈플레 팬케이크 먹으러 간 곳. 숙소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디저트를 먹으러 갔다. 처음에 받아봤을 땐 식후 디저트로 먹기엔 양이 많아보였지만 폭신폭신한 식감을 즐기며 먹다 보니 금방 다 먹었다. 달달한게 아주 내 취향. 카페에 온통 여자들 뿐인데 아저씨 혼자 슈플레 먹고 있으니 좀 민망했음.

라운지 46
세종에 높은 건물이 여러 개 있는데 모두 주상복합으로 보인다. 라운지 46도 주상복합 건물 46층에 있는 라운지로 멀리서 봤을 때 상층부가 ㅁ자로 뚫린 바로 그 건물에 위치한다. 해지기 전에 들어가서 해지고 나왔다. 야경을 기대했는데 감탄할만한 뭔가는 없었고, 긴 정부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건 좋았다. 음식과 술을 팔지만 안주 없이 술만 두잔 마셨다.

다이어메이커
세종의 번화가 나성동(?)인가에 있는 LP펍. 그런데 음악은 LP로 안 틀어주고 스트리밍으로 틀어주는 것 같더라. 여기서도 맥주 딱 두 잔만 마시고 나왔다. 희한하게 세종은 술 마실 기분이 나지 않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새로 지은 한화의 홈구장을 꼭 가보고 싶었지만 티켓을 구하기가 힘들어 갈 수가 없었다. 워크스테이 마지막 날, 세종까지 왔으니 혹시 표가 남아있는지 체크해보니 원정석인 3루쪽에 표가 몇 장 남아있어서 예매를 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대전을 들러 야구를 보고 집에 가기로 계획을 짰다. 원정팀인 SSG이나 홈팀인 한화 모두 관심 있는 팀은 아니겠지만 이 때 아니면 언제 이 최신 야구장에 가보겠는가.
대전구장에 주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플랜A (야구장에 주차), 플랜 B (야구장 근처 공영주차구역에 주차), 플랜 C (야구장에서 가까운 유료 주차장에 주차)까지 짜고 갔는데 야구 시작 전 2시간 전에 일찍 도착한 덕분에 야구장 지하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큰 걱정을 하나 던 셈.
새 야구장은 좋았고 잠실보다 훨씬 필드가 가깝게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 구역을 착각해서 119구역에 잘못 앉았는데, 원래 내 자리인 120 구역보다 시야가 훨씬 좋았다. 응원하는 팀은 없지만 경기 자체는 꽤 긴장감 있게 흘러 SSG의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게임 끝나면 주차장에서 차 빼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서 9회에는 외야의 출구 근처에서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외야에서 봤을 때도 잠실보다 더 경기가 잘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야구장 안에서 농심가락의 메밀열무냉면(11,000원)을 먹었는데 그다지 맛은 없었음.
이제 내가 안 가본 국내 프로야구장은 창원, 대구, 광주 구장. 모두 새 야구장들.
한화 vs. SSG
2026년 05월 29일 (금) 18:30
120구역 26열 11번
3루 내야지정석A 2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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