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내 초연한 뮤지컬 물랑루즈가 다시 돌아왔다. 두 번 봐서 더 볼 생각 없었지만 급하게 아내 따라가기로 결정하고 공연 전날 예매. 돌아온 이 뮤지컬의 프리뷰 첫회를 봤다.
관람 후기
- 극장의 화려함은 그대로이다. 극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느라 복도에 멈춰서는 경우가 많아 어셔가 ‘멈추지 말고 계속 자리로 들어가세요’라고 말할 정도. 관객이 물랑루즈 극장에 들어와있는 느낌을 줄려고 노력한 것 같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보는 공연도 물랑루즈의 극중 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 3년 전에 홍광호-김지우 페어의 공연을 봤었는데 이 번에도 이 둘의 리딩 롤을 맡았다. 당시 홍광호의 능수능란한 가창에 감탄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 때만큼은 아니다. 힘을 줄 때는 힘을 주지만 그러지 않을 때는 감탄할 정도까지는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에 감동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김지우 배우는 당시와 마찬가지라 노래가 아쉽다. 당시 엉망이었던 Fireworks는 여전히 엉망이다. 그 때 너무 이상하게 불러서 그 회차에만 음을 잘못 잡았나 싶었는데 그냥 이 노래를 제대로 소화를 못 한다. 당시의 다른 회차에서 봤던 아이비는 완벽하게 불렀었다.
- 이 작품의 곡은 팝의 매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곳곳에 원어 가사를 갖다 쓴다. 유명한 곡을 원어로 들을 때의 느낌이 줄어들어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현명한 선택이다.
- 배우들은 섹시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다지 섹시하지 않다. 이건 초연부터 느꼈던 점이다. 그래도 초연은 프리뷰에서는 섹시함이 느껴졌는데 이번엔 프리뷰에서도 그런 느낌이 없다. 첫 넘버 Welcome to the Moulin Rouge는 다함께 신나야 하는 곡인데 음향이 먹먹하여 흥겨움이 관객석까지 전달되진 않았고, 지들러 이정열 배우가 열심히 분위기를 업시켜 관객의 분위기는 올라갔다. 프리뷰여서인지 앙상블 간의 합도 아쉽다. 이 공연의 절정은 크리스티앙이 권총으로 본인을 겨누자 사틴이 Come what may를 불러 크리스티앙을 진정시키는 장면인데 이번 공연에선 지우 사틴이 너무 빨리 (기다렸다는 듯이) 노래를 시작하여 타이밍이 이상했다.
- 지난 번에는 두번 모두 그린 페어리 나오는 샹들리에 씬을 별 생각 없이 봤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완전 몰입해서 봤다. 크리스티앙의 고통이 공감가서일까. 나도 뒤늦게 알았지만 이 씬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배우들이 마시는 압생트란 술을 이해해야 한다. 매우 값이 싸서 가난한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유일한 술이었다고 한다. 초록 빛깔 때문에 별명이 그린페어리. 60~70도인 고도수인 술인데, 마시면 환각을 일으켜 그린 페어리가 보인다고 하기도.
- 아쉬운 점이 여럿 있는 공연이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크리스티앙이 대놓고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며 시작하는 극의 내용은 상당히 진부하지만 애절해서 스테디셀러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유쾌한 팝 매쉬업과 화려한 무대가 잘 어우러지는 것이 이 작품의 엣지. 철 없는 이상주의자 홍광호의 연기와, 현실적이면서도 진정한 연인을 놓치기 싫어하는 김지우의 비극 연기가 좋아 뻔한 내용에도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여러 공연에서 자주 보는 최호중 배우는 이 공연에선 처음 보는 캐스트였는데 로트렉 역도 무난하게 잘 하셨다. 공작은 초연 때 봤던 손준호 배우가 좀 그리웠다. 엄근진하면서도 살짝 개그기가 있는 캐릭터에 손준호 배우가 묘하게도 어울렸거든. 이 묘한 역에 어울리는 개쌈마이 같은 가사 ‘불러봐 오빠’가 ‘이런놈 없다’라는 멀쩡한(?) 가사로 바뀌어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 크리스티안 | 사틴 | 지들러 | 공작 | 로트렉 | 산티아고 | |
|---|---|---|---|---|---|---|
| 초연 1차 | 홍광호 | 김지우 | 김용수 | 손준호 | 정원영 | 심건우 |
| 초연 2차 | 홍광호 | 아이비 | 이정열 | 이창용 | 정원영 | 심새인 |
| 재연 | 홍광호 | 김지우 | 이정열 | 이창용 | 최호중 | 심건우 |

좌석 시야
블루스퀘이 신한카드홀 1층 뒷쪽이 단차가 커서 시야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이다. 뒤늦게 구한 표가 중블 18열이었는데 배우들의 표정을 자세히 보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공연 전체를 보기에 꽤 괜찮은 자리였다.


2025년 11월 27일 (수) 19:30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1층 18열 17번
VIP석 프리뷰할인 10%, 16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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