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로버트 요한슨 Robert Johanson 이 극본을,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이 작곡을, 잭 머피 Jack Murphy 가 작사를 맡은 뮤지컬이다. 한국에서 창작된 이 뮤지컬은 2018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됐다.

후기
2025년에 돌아온 이 작품을 관람하며 아쉬웠던 점은 극의 흐름과 음악이다. 마지막에 주인공인 그윈플렌이 갑작스럽게 물로 뛰어드는 장면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자연스럽지 않은 흐름으로 느껴졌다. 앞부분의 서사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했다. 그 직전의 조시아나의 각성도 납득이 어려웠다. 원작도 이런 흐름이었을까 싶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주연 배우 박은태는 국내 뮤지컬 계에서 독보적으로 개성있는 음색을 지녔지만 이 작품의 넘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1. 또한 몇몇 조연 배우들도 와일드혼 특유의 난이도 높은 곡들을 소화하기에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다. 앙상블 노래 뿐 아니라 솔로곡의 가사도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점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음향 문제일 것이다. 몇몇 넘버들은 와일드혼의 기존 작품인 <지킬 앤 하이드>나 <몬테크리스토>를 연상시켜 음악적 신선함이 부족했다. 창작뮤지컬의 장점이 곡에 딱 붙는 한국어 가사이지만 이 작품은 창작임에도 외국어 가사를 번역해 사용해 그런 장점도 없었다. 유럽을 배경으로 한 고전에 프랭크와일드혼스러운 음악을 얹은 비슷한 공연이 한국에 여럿 있어 이 작품만의 개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예술2은 극찬할 만한 요소였다. 특히 바다의 역동적인 묘사,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천막, 마지막 물속 장면 등의 연출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민영기 배우의 중후한 가창력은 극 전체에 대한 아쉬움을 좀 씼어주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감탄을 한 순간이 물을 튀기며 춤추는 “눈물은 강물에” 군무 장면이란 점 또한 다른 장면들의 아쉬움을 말해주는 게 아닐지. (아, 공 타는 곰도 감탄스러웠다.)
이번 관람을 통해 개인적인 취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한동안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나 박은태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데 조심스러워질 것 같다.
좌석시야
오랜만에 방문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확실히 대형 극장이었다. 1층 중블 16열은 무대와의 거리가 상당히 먼데다가 무대도 깊이 사용하는 편이라 꽤 많은 시간을 오페라글라스를 활용했다.

2025-02-05 (수) 19:3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층 B블록 16열 15번
R석 17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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