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덴 If / Then 은 2014년에 브로드웨이에 올라가서 대략 1년 정도 공연된 뮤지컬.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작곡가 톰 킷 Tom Kitt과 작사가 브라이언 욜키 Brian Yorkey 페어의 작품이다. 한국 프로덕션은 2022년에 초연, 올해 재연에 들어갔다. 한국 연출은 성종완.
공연 후기
극이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 복수 개의 삶을 동시에 담고자 한 시도 때문만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무대 연출과 빠른 템포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나마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중심이 되는 장면은 나았다. 이 역을 맡은 린아 배우는 까다로운 곡들과 두 삶의 연기도 잘 소화했다. 다만 음량의 변화, 혹은 바이브레이션이 과해 듣기에 불편하고 가사를 놓칠 때가 있었다. 같은 역에 캐스팅 된 정선아 배우는 좀 더 곧고 깔끔한 음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부분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앙상블이 합창할 땐 소리가 뭉개져 가사가 잘 안 들렸다. 뮤지컬에서 노래가 와닿지 않으니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애매하다. 마지막에 엘리가 부르던 Always Starting Over는 번역이 이상해서인지 무슨 얘길 전하려는 건질 잘 모르겠더라. 극의 결말을 보면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 비슷한 삶을 사니 할 수 있을 때 하라는 얘기인 듯.
린아 배우가 성대 차력쇼를 하며 어려운 역을 잘한 편이었고 그 외에 눈에 띄었던 배우는 진태화 배우(조쉬 역)로 내가 원하는 선명한 소리를 내줬다. 조연 몇몇은 다른 공연에서 꽤나 잘했던 배우들인데 이번 공연에선 마음에 안 들었다. 작품이 나랑 안 맞는 듯. 다양한 삶의 선택과 그로 인한 결과를 조명하려는 의도는 흥미로웠으나, 이를 (적어도 나에게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올해 본 뮤지컬들이 다 마음에 들었는데 최근에 본 두 편인 틱틱붐과 이프덴이 아쉽다. 티켓값도 많이 올랐는데 속상하네.
아, 그리고 뉴욕 도시 계획국 배경으로 나오는 맨하튼 지도 배너는 좌우가 바뀐게 아닌가? 계속 눈에 거슬렸다는….
좌석 시야
홍아센(홍대 대학로 아트센터)은 첫 방문이다. 내가 앉은 중블 8열은 무대 전체가 잘 보이는 좋은 좌석. 앞좌석에 아무도 안 앉아서 더 좋았다. 무대와의 거리도 가깝게 느껴졌다. 다만 배우의 표정이 잘 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오페라 글래스는 거의 쓰지 않았도 됐다.

2024년 12월 05일 (목) 오후 7시 30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1층 B구열 8열 4번
VIP석, 오프닝위크 할인 10%, 1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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