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프덴 – 어수선한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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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덴 If / Then 은 2014년에 브로드웨이에 올라가서 대략 1년 정도 공연된 뮤지컬.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작곡가 톰 킷 Tom Kitt과 작사가 브라이언 욜키 Brian Yorkey 페어의 작품이다. 한국 프로덕션은 2022년에 초연, 올해 재연에 들어갔다. 한국 연출은 성종완.

공연 후기

극이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 복수 개의 삶을 동시에 담고자 한 시도 때문만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무대 연출과 빠른 템포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나마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중심이 되는 장면은 나았다. 이 역을 맡은 린아 배우는 까다로운 곡들과 두 삶의 연기도 잘 소화했다. 다만 음량의 변화, 혹은 바이브레이션이 과해 듣기에 불편하고 가사를 놓칠 때가 있었다. 같은 역에 캐스팅 된 정선아 배우는 좀 더 곧고 깔끔한 음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부분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앙상블이 합창할 땐 소리가 뭉개져 가사가 잘 안 들렸다. 뮤지컬에서 노래가 와닿지 않으니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애매하다. 마지막에 엘리가 부르던 Always Starting Over는 번역이 이상해서인지 무슨 얘길 전하려는 건질 잘 모르겠더라. 극의 결말을 보면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 비슷한 삶을 사니 할 수 있을 때 하라는 얘기인 듯.

린아 배우가 성대 차력쇼를 하며 어려운 역을 잘한 편이었고 그 외에 눈에 띄었던 배우는 진태화 배우(조쉬 역)로 내가 원하는 선명한 소리를 내줬다. 조연 몇몇은 다른 공연에서 꽤나 잘했던 배우들인데 이번 공연에선 마음에 안 들었다. 작품이 나랑 안 맞는 듯. 다양한 삶의 선택과 그로 인한 결과를 조명하려는 의도는 흥미로웠으나, 이를 (적어도 나에게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올해 본 뮤지컬들이 다 마음에 들었는데 최근에 본 두 편인 틱틱붐과 이프덴이 아쉽다. 티켓값도 많이 올랐는데 속상하네.

아, 그리고 뉴욕 도시 계획국 배경으로 나오는 맨하튼 지도 배너는 좌우가 바뀐게 아닌가? 계속 눈에 거슬렸다는….

좌석 시야

홍아센(홍대 대학로 아트센터)은 첫 방문이다. 내가 앉은 중블 8열은 무대 전체가 잘 보이는 좋은 좌석. 앞좌석에 아무도 안 앉아서 더 좋았다. 무대와의 거리도 가깝게 느껴졌다. 다만 배우의 표정이 잘 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오페라 글래스는 거의 쓰지 않았도 됐다.

1층 중블 8열 4번 좌석

2024년 12월 05일 (목) 오후 7시 30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1층 B구열 8열 4번
VIP석, 오프닝위크 할인 10%, 1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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