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관람이 너무 좋아서 재관람했다. 공연의 인기가 많은지 꽤 큰 극장인데 남아있는 좌석이 별로 없다. 급히 예매하여 배우를 골라볼 순 없었다. 하데스(양준모)를 제외하곤 거의 다 새로운 배우들의 공연.
음악은 여전히 좋고 첫 관람 때 안 보이던 것도 보였다. 예를 들어 When the Chips Are Down에서 “등에 칼이 박히지” you get a knife in the back라는 부분1에서 운명의 여신(한보라,도율희, 김연진)은 순간 브레이크를 걸고 에우리디케(김환희)는 허리가 팍 꺽여지는데 몸에 소름이 돋고 육성으로 감탄이 나올만큼 좋았다.
중앙은 아니지만 2층 1열에 앉아서 지난 공연처럼 앞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어 쾌적했다. 이번 공연을 보고 느낀 건 이 공연은 브로드웨이에 가더라도 볼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점. 그만큼 이번 한국 공연은 훌륭하고 완벽했다.
샤롯데씨어터를 나서며 느낀건데, 이번 여름이 이렇게나 긴거는 하데스가 너무 늦게 페르쎄포네를 데리러와서인 듯. 🙂
배우 비교
지난 후기에서 공연 전반에 대한 내용을 썼으니 이번 글에서는 개인적인 배우 별 느낌을 정리해보겠음. 하데스 역의 양준모 배우와 일꾼 다섯 배우는 양공연 모두 동일했다.
| 배역 | 첫관람 (9/5) | 재관람 (9/19) |
|---|---|---|
| 오르페우스 | 조형균 | 박강현 |
| 헤르메스 | 최재림 | 강홍석 |
| 페르세포네 | 김선영 | 린아 |
| 에우리디케 | 김수하 | 김환희 |
| 하데스 | 양준모 | (동일) |
| 운명의여신 | 이지숙 이다정 박가람 | 한보라 도율희 김연진 |
오르페우스 (조형균 vs 박강현): 조형균 배우의 경우 까다로운 오르페우스 넘버를 ‘불러냈다’고 느꼈는데 반해 박강현 배우는 ‘완전히 소화했다’로 느꼈다. 박강현 배우는 처음 보는데 키가 높은 곡을 잘 소화하셔서 이 역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 박강현 배우 선호.
헤르메스 (최재림 vs 강홍석): 최재림 배우는 데뷔작인 렌트 때부터 내가 감탄한 배우. 성량 좋고 무엇보다 소울을 잘 살리는 배우라 첫 관람 때는 최재림 배우만 보고 회차를 골랐다. 기대 대로 성량 좋고 노래 잘한다. 그런데 재관람 때의 강홍석 헤르메스도 괜찮았음. 재림 헤르메스는 좀 더 엄격한 느낌, 홍석 헤르메스는 좀 더 까부는 느낌. 두 배우 모두 괜찮음.
페르세포네 (김선영 vs 린아): 베테랑 김선영 배우의 공연은 워낙 많이 봤고, 역시나 기대대로 잘했다. 린아 배우 공연은 한두 작품 밖에 보지 못했는데, 10년 전에 내가 “예상보다 노래를 잘 해서 놀랐고 그에 비해 연기는 너무 못해서 놀랐다”고까지 했던 린아 배우도 엄청 좋았다. 그래서 다시 본다면 좀 더 새로운 린아 배우를 택하겠음.
에우리디케 (김수하 vs 김환희): 둘 다 이번 공연으로 처음 만난 배우들인데 두 배우가 느낌이 비슷하다. 내가 좋아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가졌다. 첫 관람 때 김수하 배우 목소리에 반했는데 재관람 때는 김환희 배우 목소리에 반했다. 첫 관람 때는 김수하 배우의 wedding song에서의 청량한 목소리에 감탄했고 재관람 때 Wait for Me Reprise에서 김환희 배우의 ‘의심을 다 찢어버릴 듯한’ 솔로는 전율이었다. 두 배우 모두 호. 요즘 어린 배우들 참 다들 잘한다.
운명의 여신들 (이지숙, 이다정, 박가람 vs 한보라, 도율희, 김연진): 환상적인 화음을 보여주는 분들인데 아무래도 첫공 때 임팩트가 더 컸다. 배우 덕인지 새것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고를 수 있다면 첫 관람 때 봤던 이지숙, 이다정, 박가람 배우를 선택하겠지만, 어느 회차를 봐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긴 함.
내가 다시 보면 선택할 배우들을 정리해봤는데, 어떤 배우를 봐도 만족에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선호하는 배우가 있으면 뭐하나, 배우를 골라서 표를 구할 수가 없는데. 이래서 더블, 트리플 캐스팅 없이 그냥 원캐로 주욱 공연했으면 하는 소망을 항상 가지고 있다.
2024년 09월 19일 (목) 19:30
샤롯데씨어터 2층 A구역 1열 8번
R석 재관람 10%할인 126,000원

- 아래 Tiny Desk Concert 영상에서 14:54 정도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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