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뮤지컬
뮤지컬 마틸다는 영국의 아동문학가 로알드 달 Roald Dahl의 동화인 <마틸다>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 이 아저씨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저자이기도 하다. 원작이 동화이니 뮤지컬도 동화이다. 무지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정의로운 천재 소녀 마틸다는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집에서 미움을 받다가 학교에 진학한다. 담임 선생님은 마틸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시키려고 하지만 아이들을 혐오하는 전직 투포환 선수 교장은 그 꼴을 못 본다. 어린 학생들이 힘을 합쳐 교장 선생님에게 반항하고, 때마침 생긴 마틸다의 초능력으로 교장을 몰아내는 이야기.
2011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 공연이 시작됐고 이듬해 로렌스 올리비에 상 Laurence Olivier Award 에서 베스트 뮤지컬 상을 포함한 7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3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 그해 토니상 중 뮤지컬 부문의 최우수 대본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과 비경쟁부문의 Tony Honors for Excellence in Theatre을 수상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1,555회의 공연 후 2017년에 종료했다. 한국 공연은 2018-19년에 한번 있었고, 이번이 재연이다.
아쉬움이 남은 공연
일단 장점부터.
- 신비 마틸다의 공연이었는데 당찬 연기에 박수를 보낼만 하다.
- 가장 인상적인 씬은 2막 시작부분의 그네 씬 (When I grow up). 애들이 그네탈 때만 해도 그냥 그랬는데 성인 배우들이 그네를 타고 날아오르니 온몸에 소름이 쫙!
- 미스 트런치불이 아이를 투포환처럼 빙빙 돌려 날려버리는 씬도 기억에 남는다. 공포스러우면서도 웃긴, 잘 만든 씬.
아쉬웠던 점.
- 뮤지컬이지만 대사가 너무 많고 노래가 부족하다. 음악이 내 취향이 아님. 내가 좋아하는 화음이 아름다운 듀엣곡은 거의 없었다.
- 아역 배우들의 성량이 부족하고 딕션이 부정확해인지 대사를 정확히 알아듣기 어려웠다. 최재림 배우가 부르는 The smell of rebellion도 가사가 잘 안 들리는 거 보면 극장 음향의 문제도 큰 것 같다. 아니면 내 귀의 문제이거나.
- 연뮤갤에서 아역 떼창인 스쿨송이랑 리볼팅 가사가 안 들리니 미리 확인하라고 해서 공연 시작 전 극장에서 허겁지겁 확인한 게 그나마 다행. 유튜브에서 프레스콜 영상이라도 보고 갔으면 좀 나았을 것 같다.
- 최재림 배우 목소리를 좋아해서 일부러 재림 배우 공연 회차를 갔는데 여성 역(미스 트런치불)이라 목소리를 바꿔서 노래해 크게 아쉬웠음. 재림 배우의 공연 내 지분이 크지 않은 것도 아쉬웠고. 그래도 최재림 배우의 미스 트런치불 연기는 좋았다. 커튼콜에서까지 캐릭터 잡고 새침한 표정으로 서있는 것 웃겼음 ㅋㅋㅋㅋ.
- 보는 내내 교장인 미스 트런치불의 사연이 궁금했다. 왜 저렇게 못 돼쳐먹었을까? 무엇이 그를 저렇게 만들었을까? 아쉽게 이 원인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 스토리는 꽤 재미있는 편이지만 나이 쉰 다 돼가는 나에게는 교훈을 주는 동화가 감동스럽긴 어려운 듯. 그래도 외치고 싶다. “이건 옳지 않아!”
동화 뮤지컬이라 주위에 어린 아이 관객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별 관크는 없어서 다행. 가장 최근 본 두 편의 공연을 앞쪽 극싸이드에서 봤더니 시야가 불만스러웠다. 차라리 오페라 글래스를 들고라도 뒷쪽 중앙으로 가는 게 나을 듯.


2022년 1월 4일 (수) 오후 7시 30분
대성 디큐브 아트센터 1층 A구역 6열 3번
R석 300회 주간 할인 20% 104,000원
PS: 난 커튼콜 때 박수 치느라 영상을 찍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찍어올려주신 이 날의 커튼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