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안전감이란 무엇인가?
얼마 전에 읽은 “빌 캠밸,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구글에서 성과를 잘 내는 팀들의 가장 큰 공통 요소라고 돼있는데 정작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뭔지는 명확히 설명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이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읽은 책이 이 “두려움 없는 조직”이다 (원제: The Fearless Organization).
이 책에는 심리적 안전감이 무엇인지 첫 페이지에 나와있다. (이 책에서는 safety를 ’안전감’이 아닌 ’안정감’으로 번역했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인 하버드 경영대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25년 동안 심리적 안전감을 연구했다고.
심리적 안정감: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
“두려움 없는 조직” 서문
동일한 업무를 반복하는 공장 노동자들은 속도나 정확성이 성공 지표였다. 이들에게는 관리자가 두려움으로 동기를 유발하는 게 통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식기반 사회에서 창의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별로 효과가 없다.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더 악화 시킨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이런저런 시도도 해봐야 한다. 그런데 두려움은 본능적으로 업무에서 자신의 생각, 우려를 표현하지 못 하게 하고 질문을 못하게 막는다.
“어떤 의견을 말해도 무시당하지 않고 질책당하거나 징계받지 않는다면, 즉 구성원 모두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면 동료들의 눈치따윈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이나 질문, 우려 사항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은 구성원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며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나눌 때야 비로소 생긴다.”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있으면 구성원은 여러 창의적인 시도를 제안하고, 의견을 듣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게 될 것이다. 쫄아서 본인 의견을 말하지 않고 투덜대며 시키는 대로만 하거나 불리한 점은 숨기는 게 아니라 정보와 의견을 솔직하고 공개하고 건설적인 토론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라고 책에 씌여있다)
우리 회사의 문화는 과연 이러한가? 잘 모르겠다. 한국의 기업 문화가 할말 다 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나?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 따르면 여러 연구에서 (아마도 주로 미국 직장에도) 이러한 유형의 침묵이 아주 빈번하다고 조사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직의 리더가 심리적 안전감이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성공의 배경에 극도의 솔직함과 투명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Bridgewater Associates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리더라면 곧 ‘비판적인 견해를 발설하지 말고 담아둘 권리가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업무 상 문제가 될 부분에 대한 생각은 반드시 얘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회사 직원의 회사 업무에 대한 의견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회사의 것이니 반드시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심리적 안전감이 필요 조건이긴한데 충분 조건은 아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마음 속에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여 구성원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토대가 되는 작업일 뿐이다.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동기 부여를 해야한다.
“가치 있는 목표를 세워 지속적으로 공유하면서 다듬어가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격려”
“리더는 조직을 감독하는 동시에 다양한 영감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구성원에게 보람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동기를 부추겨야 한다. 또한 조직 안에서 각종 도전 과제와 우려 사항, 기회에 관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환경을 구축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 역시 오늘날 리더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다.”
리더가 할 일이 참으로 많다. 🙂 충분 조건은 둘째치고 필요 조건인 심리적 안전감 구축부터 해봐야겠다. 아래 표는 책에서 소개한 심리적 안전감 있는 조직을 만드는 3단계 방법론: 토대 구축 -> 참여 유도 -> 생산적 반응. 그런데 실제로 적용을 잘 할 수 있을진 모르겠네…

책의 제일 끝에 나와있는 심리적 안전감 셀프 체크 리스트로 마무리 하려 한다. 3개의 연구에서 나온 서로 다른 체크리스트가 기재돼 있는데, 가장 첫번째 것(Garvin, Edmondson, Gino 2008)만 옮겨본다.
- ☐ 1.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다.
- ☐ 2. 실수했을 때 종종 비난받지 않는다.
- ☐ 3. 문제 상황이나 불일치한 의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 ☐ 4. 조직 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부분. 기능하는 부분에 대해 모두 기꺼이 정보를 공유한다.
- ☐ 5. 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 조직은 몇 점? 우리 조직은 대략 3점 정도는 되나?
앞서 언급한 구글이 성과 좋은 팀들을 분석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뉴욕타임즈 매거진의 “What Google Learned from It’s Quest to the Perfect Team” 기사에서 볼 수 있다. 심리적 안전성이 있는 팀은 구성원들 끼리 친하고 서로의 일상도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구성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이 기사를 읽어보면 심리적 안전성이 있는 팀들 중에는 서로서로 친한 팀, 서로서로 안 친한 팀, 회의를 하면 거칠게 논쟁하는 팀, 순서를 지켜 돌아가며 발언하는 팀 등 다양한 모습의 팀이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팀이란 것.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 찾은 성과 좋은 팀의 특징 요소들 (중요도 순위)
ps: 최근 넷플릭스의 문화에 관한 <규칙 없음> (원제: No Rules Rules) 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실력 없는 사람은 막바로 자르는 넷플릭스는 심리적 안전감은 고려 않는 조직이라고. 하지만 넷플릭스도 잘못된 걸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는 조직이란 걸 보면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조직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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