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생애 처음으로 2주간 재택근무를 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요한 상위 보고가 있을 때 출근하는 경우도 며칠 있었지만 대부분의 날엔 집에서 근무한다.
Cons
출퇴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건 바람직하지만 집에서 일 하는 건 쉽지 않다. 우선 근무 환경이 회사만 못 하다. 넓은 책상, 여러 시간을 앉아있어도 불편함이 없는 허먼밀러 의자, 두 개의 대형 모니터가 추가로 있는 회사에 비하면 내가 중학교 때 쓰던 좁고 불편한 책상에 외장 모니터 없이 랩탑을 놓고 일하는 집은 매우 불편한 환경이다. 회의도 컨퍼런스콜보다는 당연히 대면 회의가 편하다. 특히 브레인스토밍 같이, 보드에 뭔가를 막 쓰면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받아야 하는 회의가 그렇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학교도 모두 개학이 늦춰져 애들과 함께 하루 종일 생활해야 하는 것도 힘든 일. 심지어 학원도 잠시 문을 닫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집 안에서 모두 발산하며 떠든다. 매우 시끄럽다. 일하는 방 문을 닫아놔도 시끄럽다. 아빠가 집에 있으면 노는 건 줄 알고 계속 찾아와서 놀아달라 하기도 하고.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일을 끝내고 쉬는 게 잘 안 된다. 퇴근시간엔 노트북을 덮고 일을 끝내야 하는데 틈이 나면 다시 노트북을 열고 일을 하곤한다.
Zoom
사내 메신저는 기본적으로 음성 회의나 화상 회의를 지원한다. 화상회의의 경우 좀 더 전문적인 애플리케이션인 zoom을 이용하면 회사 화상회의시스템(폴리콤)을 비롯한 각종 디바이스와도 쾌적하게 웨비나(Webinar)를 진행할 수 있다. 언어별 오디오 채널을 설정할 수 있어서 동시통역이 끼는 경우도 스무드하게 회의 진행이 가능하다. 정말 원격 화상 회의에 필요한 기능을 많이 연구하여 만든 느낌이다. 더 이상 휴강을 장기화할 수 없는 아이들 학원들도 최근에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는데 모두 zoom을 쓴다. 코로나 터지자 마자 zoom 주식을 사놨어야 하는데…
(추가) 얼마 전 해외의 외국인들과 zoom으로 다자간 화상미팅을 했는데, 몇몇 분들은 zoom에서 지원하는 가상배경 기능을 이용하여 사무실스러운 배경을 설정해놓고 사용하더라. 화면 배경에 집 실내가 보이는 것보다 프로페셔널 해 보였다. 그 이후로 나도 적당한 오피스 배경을 설정해놓고 쓴다. 이런 사람이 많아서인지 https://zoomvirtualbackgrounds.com 같은 사이트도 있다.

Pros
무엇보다 재택의 장점은 애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다는 것. 집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애들과 뭘 같이 할 수는 없지만, 점심 시간에 같이 밥 차려서 먹는 것도 좋고 틈틈이 쉬는 시간엔 애들이랑 말을 나누는 것도 흐뭇하다.
그래도 얼른 코로나가 소멸돼 출근할 수 있게 됐으면… 판데믹 (Pandemic) 상황에서 재택을 해도 큰 문제 없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건 축복이다.
Tips
마지막으로 재택할 때 도움이 되는 팁 몇 개. 키포인트는 회사에서 일할 때 처럼 하라는 것.
- 집에서도 업무 장소 정해놓기. ‘출근’의 개념이 있어야지 흐트러지지 않는다. 당연히 ‘퇴근’의 개념이 있어야 번아웃 되는 걸 막을 수 있다.
- 집에 있는 가족에게도 근무 중임을 명확히 해 놓기. 블라인드에 보니 한 직원 분은 아이들의 방해를 저지하기 위해 방문 앞에 ‘네이버 코로나 대피소’란 간판을 붙여놓고 일 하시더라.
- 다양한 방법으로, 더 적극적으로 동료들과 컴하기.
zoom 배경이 있다니… 새로운 정보 알아갑니다^^ 블로그 글이 재밌어서 다른 글들도 정독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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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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