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많이 남은 연차(11일)를 올해 말까지 써야하기 때문에 이번 달 들어 몰아 쓰고 있다. 이번 주 같은 경우는 화요일과 수요일에만 회사를 가고 계속 집에서 쉬고 있다. 휴가 때 할 수 있는 일은 여러가지 중 하나는 DVD 보기!
1,000원을 내면 회사 영화동호회에서 원하는 만큼 DVD를 빌려올 수 있다. 위 DVD가 엊그제 휴가를 내며 빌려온 영화들. 이중 본 영화에 대한 얘기를 간략히 정리해본다.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
- 007 퀀텀 오브 솔러스를 본 후 ‘이건 007 같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주위의 사람들은 퀀텀 오브 솔러스는 ‘본 시리즈’와 닮았다고 해서 본 시리즈 3부작을 보기 시작했다.
- 1, 2편 격인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퍼리머시’ 역시 회사에서 DVD를 빌려서 주말에 봤고, ‘본 얼티메이텀’은 3부작의 마지막 편.
-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영화. 머리 나쁜 사람도 쉽게 따라 갈수 있게 많이 꼬아놓지않아 좋다. 천하무적 제이슨 본이기에 영화를보며 가슴졸일 필요도없다. 피 튀기는 일도없어 눈쌀찌뿌릴 일도 없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슈팅 라이크 베컴 (Bend It Like Beckham) ★★★
- 인도의 결혼문화가 궁금해지는 영화. 작년에 결혼한 본사의 인도인 동료 Anish란 친구 생각도 나더라.
- 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가 눈에 띄던데 알고보니 얼마 전에 본 캐리비언의 해적들 시리즈(역시나 회사에서 빌려 봄)뿐만 아니라 내가 본 다양한 영화에 많이 나온 여배우다. 이 영화가 2001년영화니 그동안 많이 성장한 듯.
헤어스프레이 (Hairspray) ★★★
- 극장에서 봤으면 훨씬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집에서 밤에 혼자 볼륨 줄여놓고 보기엔 영화가 너무 활달하다.
- 어떤 사람들은 이 잘못된 걸 바로 잡으려고 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보고 빨갱이 영화라고 할 것 같다. 하긴, 촛불집회도 나오네.
- 서플먼트 중에 영화에 나온 춤을 가르쳐주는 내용이 있는데 내가 지금까지 본 서플먼트 중에 가장 재미있는 부록인 듯.
레이 (Ray) ★★★
- 제이미 폭스의 연기에는 별 다섯개!
비포선셋 (Before Sunset) ★★★
- 비포선셋의 전작인 비포선라이즈(Before Sunrise)와 함께 대여. (둘이 한 세트로 출시됐음)해서 약 3시간 동안 연속으로 봤다. 비포선라이즈는 예전에 본 영화지만 워낙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났기 때문.
- 비포선라이즈는 친구가 굉장히 좋아했던 영화로 기억에 또렷히 남아있다. 이 영화를 같이 극장에서 봤는지, 비디오로 봤는지, 따로 봤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눴던 기억은 난다.
- 다시 보니 비포선라이즈는 매우 수다스러운 영화다. 여자는 원래 수다스러운 존재이니 그러려니 싶지만 남자도 작업을 위해서인지 끊임없이 말빨을 세운다.
- 비포선셋(2004)은 실제로도 비포선라이즈 (1995)가 나온지 9년 만에 나온 후편인데 실제 영화에서도 두 주인공은 9년만에 만난 사람으로 나온다. 전작에서 젋고 예쁘던 배우들도 9년이 지난 후에는 늙은 티가 팍 나는구나. 영화 속 시간도 상영시간과 거의 일치하게 흐르며, 주인공들의 나이도 나와 별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사실적이란 느낌이 든다. 마치 내 얘기처럼. 나는 지난 9년동안 뭘 했나 돌아보게도 해주는 영화.
- 후편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말이 많은 영화다. 워낙 대사가 많은데다가 테이크도 길어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 같다.
- 비포선셋은 ‘어?’하는 순간 끝나고 만다. 영화가 너무 짧아서이기도 하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맡겨둔다는 설정으로 갑자기 엔딩크레딧이 보여서 그렇다. (Youtube에 있는 끝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