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현이가 지은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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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가 다니는 토토빌 게시판에 5살반 애들이 지은 ‘우리가족’이란 동시가 올라왔다. 4행에 “~요”음률에 맞춘 시란다. 가현이가 지은 동시는 다음과 같다.

우리 가족


정가현


엄마는 설거지를 하지요
아빠는 컴퓨터를
하지요

이모는 미우나고우나를
보지요

나는 토끼하고 놀아요

(여기서 ‘이모’란 가현이 보는 아주머니를 말한다.)

가현이가 웬지 처량해 보이는 시다. (그런데 딴 애들 시들도 다 그렇더라.)
흠… 그런데 설거지는 내가 더 많이 하는데 -_-a

주말이야기 20080602

7 responses to “가현이가 지은 동시”

  1. jazzy Avatar
    jazzy

    ㅋㅎㅎ 나는 가현이 말을 믿도록 하겠음. ㅋㅋ

    1. dr.chung Avatar

      어제 유치원에서 주말에 한 일을 발표하라고 했더니 가현이가 “아빠는 잠만 잤어요.”랬데 -_-;

      가현이에게 아빠는 주로 컴퓨터를 하고 잠만 자는 캐릭터인 것이지.

      그래도 나는 나은 편. 어떤 아이가 지은 시에는 “아빠는 똥 싸면서 신문을 봐요”도 있었음. 캬캬캬

  2. 고감자 Avatar

    우왕~~

    역시 어린이의 눈은 정말인지….

    마지막
    “나는 토끼하고 놀아요…”
    이 구문이 이 시의 백미네요….

    놀아달라고 하는 표현을 이런식으로 하는건가…쩝

    1. dr.chung Avatar

      여기서 ‘토끼’란 가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을 말함.

      엄마, 아빠, 그리고 자기를 돌봐주는 아줌마까지, 아무와도 못놀아서 인형과 놀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는거지요. –;

  3. 멋진후배 Avatar
    멋진후배

    진짜 집에서 탱자탱자 노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잘 표현한 시네요.

  4. 존니 Avatar

    우리 딸께서 이런 시를 적으면… 아빠가 뭐가 나올래나 모르겠네요. 너무 귀엽습니다. 🙂

  5. 가현엄마 Avatar
    가현엄마

    아이들 시를 보면 대부분 아빠는 컴퓨터를 하거나 자거나 담배 피고 놀거나 커피마시고 놀고 엄마는 설겆이하거나 청소기를 돌리고 — 동생있는 애들은 동생이랑 놀거나 혼자인 애들은 혼자 논다더군요. –;;
    하나같이 다들 너무 불쌍했어요.
    가현아빠한테 이 시를 알려줬더니 즉각 효과가 나타나네요. 어제 오늘 일찍 들어와서 가현이랑 열심히 레고하며 놀아주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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