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하야트호텔과 중문 해변
세째날 저녁엔 중문을 가보기로 하였다. 우울한 우도에서의 기억을 지우고 아름다운 섬 제주의 이미지를 제주에 처음 와보는 이정훈 대리에게 심어주기 위해.
5.16도로를 타고 한라산을 넘어 중문으로 가서 신라호텔에 차를 세우고 신라호텔의 해변쪽 정원으로 갔다. 절벽 아래있는 해변으로 가기 위해 길고 좁은 계단을 내려갔다. (맨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는군…) 아래는 계단을 내려가다가 빛이 좋다며 서광준 박사님이 찍어준 사진.

계단을 다 내려가서 해변에서 조금 놀았는데 학회가 열리는 제주시의 북쪽 해변과 중문의 남쪽 해변은 분위기 자체가 다른 듯 했다. 아마 학회가 열리는 호텔 앞에 있는 해변은 방파제로 막혀 있고, 반면 중문의 해변은 모래사장으로 되어 있어 그런 느낌을 가졌는지도.
우도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시간이 없어 해변에서 잠시 바닷바람 좀 맞다가 숙소가 있는 제주로 서둘로 차를 몰고 돌아왔다.
네째날이자 마지막 날. 호텔 방 베란다에서 보니 햇볕이 쨍쨍하다. 항상 떠나는 날 날씨가 좋더라.

참고로 아래는 우리가 묵었던 퍼시픽 호텔의 온돌방을 찍은 사진이다. 삼각형으로 생긴 호텔 건물의 모서리에 있는 육강형 방인데 참으로 어설픈 인테리어를 가진 방이다. 웬만한 펜션이 이보다 나을 듯 싶다. 방은 넓어 4명이 자도 충분하였다. (4명째부터는 over charging을 하였다)

어쨌든 저 어설픈 방을 체크아웃하고 비행기 시간 전까지 산굼부리를 다녀오기로 했다. 제주에 와서도 매일 일 하느라고 밤낮으로 PC방에 가던 이영신 대리도 이날만은 함께 했다.

우리가 타고 다니던 렌터카. 주로 내가 몰았다. 9인승 카니발인데 9명이 타기도 힘들다(3명이 3열로 앉아야 함). 그런데 가끔은 10명이 타기도 했다. –;
산굼부리가 뭔지를 몰랐는데 분화구라는 것 같다. (지난 두번의 제주도 방문 때 와보지 않은 곳이다.) 입장료 3,000원을 내고 정상에 오르면 아래와 같은 분화구가 보인다.

그런데 이 분화구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고 사실 볼 것도 없다. 식물학적이나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나 이래서는 관광지로써 인기가 없으니 한쪽 편에 억새밭을 만들어놨다. 이게 장관이다.


지대가 꽤 높아 시원하고 바람도 산들산들 불어 어디 누워 낮잠이라도 자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아래는 산굼부리를 내려오는 길에 찍은 사진.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오른편이 억새밭이다.

산굼부리만 보고 내려오려니 시간이 남아 한라산 중턱에 있는 도깨비 길을 두군데나 가봤다. 그런데 뭐가 신기한지 잘 모르겠더라. 97년에 제주 사는 선배와 함께 왔을 때는 설명을 잘 해줘서 정말 신기하게 느꼈는데 이번에는 영… -_-;
서울로 돌아올 때 제주 공항의 면세점을 들렀는데 정말 조그맣고 살 것이 없는 듯. 그래도 사람은 많더라. 워낙 바쁘게 다녀온 제주라 사진도 별로 없고 정신도 별로 없다. 내 카메라를 산지는 좀 됐는데 찍는 연습을 할 시간이 통 없어 아직도 익숙치 않다. 틈틈이 시간 내서 비싸게 준 카메라 사용법이나 제대로 익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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