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뮤지컬대상시상식을 KBS에서 녹화 중계를 해줬습니다. 평소라면 누가 누가 후보이고 누가 상을 받을까 예측도 해볼테고, 시상식장 티켓을 얻기 위해서 노력도 했겠지만 새로 태어난 애기에게 모든 정신을 빼앗겨 있는 상태에서 뮤지컬대상시상식 따위에는 관심도 안갔죠. 다행히 올해는 KBS에서 시상식을 녹화 중계해준다고 해서 애기를 재우고 시상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상을 누가 받는 지도 관심의 대상이겠지만, 시상 중간 중간에 보여주는 공연 하이라이트도 흥미롭죠. 올해 시상식에서 보여줬던 공연 하이라이트 중 흥미로웠던 것 몇개만 적어봅니다.
- 미녀와야수 : “Be Our Guest”에서 나오는 벨은 조정은씨가 아니라 다른 배우더군요. 왜 조정은씨가 안나오나 싶었더니 다음 장면인 “Beauty and the Beast” 장면에서 춤추려고 다른 옷을 입고 있어서 딴 사람이 나왔는 듯. 미녀와 야수의 음악은 다시 들어도 별로 였습니다. -_-;
- 지킬앤하이드 : 뮤지컬 계 최고의 스타(!) 조승우씨가 나와서 “This is the Momonet”를 불렀습니다. 공연장에서 한번, TV에서만 한 3번째 보는 것 같은데요 (EBS, 수요예술무대, 뮤지컬대상시상식), 처음 EBS에서 볼 때는 온몸이 짜릿 짜릿했는데 이제는 별로 그런게 안느껴지더군요.
- 토요일밤의열기 : 박건형씨와 배해선씨가 나와서 토요일밤의 열기의 러브 테마 “How deep is your love”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역시 별로네요 -_-; 박건형씨 노래야 원래 그렇다쳐도 배해선씨와의 중창도 별로 좋다는 느낌이 안들어서 이상.
- 사랑은 비를 타고 : 제 10회 시상식이라서 한국 뮤지컬의 기념비적인 작품은 ‘사랑은 비를 타고’의 오리지널 캐스팅, 남경읍/남경주/최정원씨가 나와서 ‘생일 축하해요’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반갑네요. 🙂
- 듀엣 : 작년 남/여우주연상을 받은 김장섭/서지영씨가 나와서 뮤지컬 듀엣의 “When you are in my arms”를 들려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랜데 김장섭씨가 부르는 게 영 어색하더라고요. 이곡을 부르는 남경주씨의 달콤한 목소리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듯.
-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JK 김동욱씨가 이번에 공연되는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에서 유다역을 맡았는데, 아, 웬지 안어울려요. 유다라면 반항적인 락커 목소리가 제격인데, JK 김동욱씨는 전혀 색다른 유다군요. 수년 전에 봤던 윤도현씨의 유다는 참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죠.
- 맘마미아 : 원래 공연도 신났지만 시상식의 하이라이트 공연도 신나서 좋았습니다.
주요부분 상은 대상에 ‘마리아 마리아’, 남우주연상에 ‘조승우’, 여우주연상에 ‘강효성’씨입니다. ‘마리아 마리아’ 같은 경우 공연 좋다는 얘기를 꽤 여러번 들어서 공연을 보러 갈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대상을 받았더군요. ‘마리아 마리아’의 주연 강효성씨의 여우주연상 시상소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창작 공연의 어려움이 구구절절히 느껴지더군요. 사실 강효성씨는 별로 안좋아했는데 이번 시상식에서 이미지가 바뀌었네요. ㅋㅋ. 그리고 수상자들은 정말 수상 사실을 사전에 모른 듯 했습니다. 그래서 수상소감이 더 극적이었습니다. 생방송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