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 처음 겪는 러시아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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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가 쓴 소설로, 이 소설을 원작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극장 Moscow Operetta Theatre에서 뮤지컬을 만들어 2016년 10월에 모스크바에서 초연했다. 작곡은 로만 이그나티예프, 대본과 작사는 율리 킴. 난 이 작품의 러시아 프로덕션 실황 공연 영상을 10분쯤 보다가 재미없어서 껐던 적이 있다. 나에겐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작품인데 아내가 지금 세종문화회관에서 하고 있는 한국어 라이센스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하여 보러 갔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19세기 말 러시아입니다. 매력적인 귀족 알렉세이 브론스키 백작은 영향력 있는 정부 관료의 젊고 매혹적인 아내 안나 카레니나를 만납니다. 짧은 만남 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매료됩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이 관계는 생애 첫 진정한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이 너무나 강렬했기에 안나는 상류 사회의 관습을 깨고 남편과 아들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남겨둔 채 브론스키와 함께 떠나는 파격적인 선택을 합니다. 그러나 운명이 그들의 감정을 시험하면서 사랑의 동화는 곧 끝을 맞이합니다

큰 기대 없이 간 공연이서인지 예상보다는 재미있게 봤지만, 1막에서 멀쩡했던 안나 카레니나가 2막 시작하면 갑자기 제정신이 아닌 것이 이상했다. 너무 긴 스토리를 무대 용으로 압축시키다 보니 그런게 아닌가 싶다. 1막의 금사빠도 잘 이해가 안 갔는데 2막의 변화는 더 이해가 안 갔다. 애를 버리고 갈만큼의 격정적인 만남을 저렇게 밖에 표현 못 한다고? 빛나는 별 같은 주인공이 갑자기 시골에 귀양가서 피폐하진 모습이 됐네? 주인공의 행동과 감정에 공감이 안 되니 전체 내용에 별 감흥이 없었다.

뮤지컬을 보면 보통 남자 배우들보다는 여자 배우들 실력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이 공연은 남자 배우들이 더 좋았다. 옥주현 안나는 2막에서는 나아졌지만 1막에서는 예전에 보여줬던 실력을 못 보여준 것 같고, 유소리 키티는 공연 내내 불안했다. 반면 노윤 레빈과 문유강 브론스키는 공연 내내 안정적이었다. 박시원 MC도 굳. 빼놓을 순 없는 건 강혜정 패티. 단 한 씬 나오지만 압도적인 오페라 가창력으로 넓은 세종문화회관을 휘어잡았다. 공연에 ‘패티가 잘해’란 표현이 꽤 나오는데 정말 잘 하시더라. 공연 종료 후 극장을 나서는 사람들 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도 패티였다.

처음 본 러시아 뮤지컬인 안나 카레니나는 안무가 독특했다. 안무가 어려웠는지 앙상블들의 합이 안 맞는 경우가 꽤 많았다. 다만 앞 부분의 스케이트 안무는 무척 아름다웠다. 무대 장치는 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무대 정가운데에 기둥을 박아놨다. 그래서 배우가 무대 중앙에 위치할 때마다 배우를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무대 답게 스크린은 잘 활용하는 편이었음.

몰랐는데 커튼콜 촬영이 가능했다. 관객이 안 차니 홍보를 노린 촬영 허용인건가 싶기도. 극장이 너무 커서 빈 자리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요즘 극장가가 불황인 것 같긴 하지만.

2026-03-13 (금) 19:30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층 B열 40
VIP석 H.point 30% 할인 1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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