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방콕 혼여 (1) – 1일차 낮

작성 |

큰 계획 없이 간 이번 방콕 여행을 시간 순으로 기록한다.

인천공항

  • 출발 2시간 반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 아직 깜깜한 새벽에 도보 15분 거리의 공항버스 터미널로 가는데 6200번 공항버스 막 출발하려고 해서 태워달라고 손 흔들어 탑승 성공! 안 그랬으면 추운 새벽에 20분 기다렸어야 할 판. (참고: 서울공항리무진 홈페이지의 6200번 시간표)
  • 타이항공 카운터에서 체크인 한 후 환전하고 출국 수속. 예상보다 사람이 적어 스무드하게 진행됐다.
  • 20분 가까이 웨이팅 하다가 마티나 라운지에 입장하여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웨이팅이 인천공항 라운지라니. 출국 전날 무척 아팠기 때문에 술은 안 마셨다.
  • 비행기 탑승하러 가기 전, 라운지 앞 GS25에서 샤워기필터 구입. 만원. 집앞 다이소에서 사는 것의 2배 가격인데 추가 필터가 하나 들어있다.

타이항공 TG659

  •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는 TG659편은 A350-900. 내 좌석 옆 창문은 벽지(?)가 뜯겨져 나가 있어서 낡게 느껴졌다.
  • 비행기가 텅텅 비었다. 내 옆자리도 다 비었다. 내 자리 포함 의자 3개는 눕기엔 부족했지만 다리를 뻗고 있기엔 충분했다. 눕코노미엔 못 미쳤지만 발뻗코노미는 되는 편안한 여행이었다.
  • 술은 피하려고 했지만 눈 앞의 공짜술을 피하는데 실패. 가볍게 샤도네이 한 잔을 마셨다.
  • 밥을 한 끼 주고 착륙할 때 쯤엔 빵을 하나 준다. 빵 봉지에는 히라가나로 ‘라야키’라고 적혀있다. 태국 항공에서 일본 빵이라니, 희한하다.
  • 그러고보니 대략 20년 전 신혼여행으로 방콕 갈 때도 바로 이 TG659편을 탔었다. 반갑다!!

수완나품 국제공항 -> 숙소

  • 미리 등록한 TDAC 덕분에 입국은 간편하게 진행됐다.
  • 한국에서 구입한 이심이 작동 안해 좀 해맸다. 그 동안은 공항 와이파이를 사용했다. 판매처인 로밍도깨비에 문의하려고 보니 작년 일본 여행 때도 똑같은 증상이 있어 이미 문의한 내역이 있더라. 똑같은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심을 로밍 허용하도록 설정)
  • 공항 1층에서 미리 Klook으로 구매해뒀던 래빗카드를 수령했다. 200바트 (9,000원)주고 샀는데 100바트는 보증금 (환불 불가)이고 100바트가 충전돼 있다. 돌려받지 못 하는데 무슨 보증금인가 생각했는데 이후 쓰다보니 충전금이 바닥났을 때 래빗카드가 마이너스가 찍히는 경우가 있더라. 이런 경우를 위한 건가 싶기도 했는데 그래도 이해가 안 간다. 그냥 발급비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듯.
  • 구글맵으로 숙소 가는 길을 조회해보니 버스를 타라고 나왔다. 나는 공항철도를 탈 걸로 기대했어서 일단 좀 당황한 상태에서 버스 타는 곳을 찾아봤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열심히 찾지도 않았음) 지하의 공항철도 터미널로 향했다. 
  • 공항에서 랏차쁘라롭 역까지는 6정거장으로 40바트.
  • 역 플랫폼에서 기다리다가 열차가 들어오니 줄서있던 사람들을 무시하고 인도(?) 가족 일행이 우르르 문 앞으로 들어선다. 이 사람들은 눈치가 없는건가, 무시를 하는건가. 질서를 지켜서 크게 손해본 경험이 있는 듯.
  • 새치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열차에서 앉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방콕 날씨는 매우 흐렸고 비도 내렸다.
  • 랏차쁘라롭 역에 내렸는데 일단 이 지상철 역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안 보였다. 다행히 트렁크가 가벼운 편이라 1층까지 들고 내려가는 건 크게 어렵진 않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지상철 역에서 도로로 내려갈 때 에스칼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거의 없었다.
  • 비가 내리고 있어서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나머지 손으로는 트렁크를 끌어야 했다. 사방이 공사판이었고 바닥은 울퉁불퉁했다. 구글맵에서는 도보 15분 거리로 나오지만 비가 내리는 상황에다 초행 길이라 시간이 더 결려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래서 귀국 시에는 이 길을 이용하지 않았다. 

콜리지 하우스 College Haus

  • 3시쯤 도착하여 로비라고 부르기엔 좁은 1층에서 무사히 체크인을 마치고 2층의 방으로 이동. 아무런 뷰가 없는 북향 방.
  • 두개의 싱글 침대, 일반 호텔 룸 냉장고보다는 조금 큰 냉장고, 전자레인지, TV, 싱크대가 있는 넓직한 방이었다. 바닥은 카펫이 아니라 장판 같은 느낌. 화장실은 샤워실이 분리돼 있는 형태. 전체적으로 적당한 수준의 깔끔함이었다. 
  • 화장실 샤워실의 샤워기는 인천공항에서 사온 샤워기로 교체했다. 
  • 가까운 빅토리 모뉴먼트 BTS역까지는 도보 10분이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 방콕의 BTS역은 에스컬레이터가 거의 없어 꽤 높은 높이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나중에 깨달았는데 BTS역과 연결된 쇼핑센터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기 때문에 쇼핑센터를 거치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빅토리 모뉴먼트 역에도 Century The Movie Plaza란 쇼핑센터가 연결돼 있다.

시암파라곤의 깝까우 깝쁠라 Kub Kao Kub Pla 와 애프터유 After You

  • J인 나는 숙소 방에 들어와서야 이 날 뭐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좀 리서치를 한 후 4:40분 쯤 외출했다. 방에서 1시간 반 정도 있었던 셈.
  • 깝까우깝쁠라: 시암 역에서 바로 연결된 시암파라곤 쇼핑몰에 있다는 깝까우깝쁠라란 식당으로 향했다. 넓은 쇼핑몰에서 식당을 찾을 수 없어서 한참 여러층을 헤맸다. 지하에 있었다. 가격대가 살짝 높은 유명한 태국음식 체인인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다고 한다. 웨이팅 한다는 얘기고 들었는데 나는 막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메뉴의 음식리스트가 너무 길어 싱하 맥주 한 병 (130฿++)을 먼저 시켜 놓고 한참을 들여다봐야 했다. N04 Caramelized prok knuckle stew and soft boiled egg served with rice가 족발덮밥인거 같아 시켜봤다 (275฿++). 밥과 족발스튜가 별도로 서빙된다. 처음 먹어보는 족발 덮밥은 간장맛으로 짭쪼름하면서 부드러워 밥과 함께 먹기에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았다. 서비스차지 10%와 부가세 7%가 추가로 붙는다. 카드로 결제.
  • 애프터 유: 족발덮밥으로 짠맛이 도는 입을 상쾌하게 만들기 위해 같은 층에 있는 디저트 가게 애프터 유에 갔다. 입구에서 테이크아웃인지 업장에서 먹을지 확인을 한 후, 업장에서 먹는다면 좌석을 먼저 배정받고 주문하는 방식인데 그걸 몰라서 나는 먼저 주문부터 했다. 캐셔 아가씨가 어떻게 어떻게 좌석을 찾아 배정해 줬다. 이 집의 망고 밥 빙수가 특이하다고 해서 주문해 봤다. 1인분에 적당한 ‘베이비’ 망고 밥 빙수 Baby Mango Sticy Rice Kakigori가 있어서 주문했는데 ‘베이비’ 주제에 가격은 꽤 비싸다. (215฿) 먹어보니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망고밥 Mango Sticky Rice이란 유명한 태국 디저트를 빙수로 구현한 것이다. 그래서 얼음 빙수 위에는 연유 같은 것이, 안에는 망고 조각과 스티키 라이스가 들어있다. 망고 조각은 그다지 달지 않았다. 함께 나오는 망고 시럽은 달았지만. 그냥 일반적인 망고 빙수가 더 맛있을 것 같다. 누가 말했듯이 한 번은 먹을 수 있지만 다시 사먹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맛.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