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재구독하자마자 뮤지컬을 검색했을 때 뜬 뮤지컬 공연 실황인 다이애나, 더 뮤지컬. 처음 들어보는 공연에다가 첫 넘버를 들어보니 영 매력적이지 않아 보다가 껐었다. 실제 공연도 그다지 평이 안좋았다고 한다.
지난 주, 넷플릭스에서 더 이상 보고 싶은게 없어진 나는 멈춰뒀던 이 뮤지컬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제목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듯, 글로벌 셀렙이었던 다이아나 왕세자비의 삶을 다룬 뮤지컬이다. 찰스 왕 (당시엔 왕세자)과의 결혼부터 이혼까지를 다루며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내용도 공연 마지막에 짧게 언급된다.
결혼 전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1막은 일부 앙상블 군무 장면을 빼면 음악과 내용이 모두 별로였다. 그나마 의상 퀵체인지는 인상적이었는데 결혼식 장면에서 웨딩드레스로 갈아 입는 장면은 마술 같았다. 너무 신기해서 구글로 이 장면에 대해 검색해봤더니 다른 사람들도 이 장면이 신기해서 질문을 올린 경우가 꽤 있었다. 몇 번 화면을 돌려 보니 대략 비밀이 이해됐다.
2막도 앞의 내용과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다이아나가 독기 오른 이후의 스토리는 좀 더 흥미롭다. 파티에서 다이애나, 카밀라, 찰스의 삼자 대면이 일어나는 “The Main Event”는 이 작품 최고의 장면이었다. 앙상들의 연기, 노래, 안무도 좋고, 다이애나와 카밀라의 가창 대결 – 렌트에서 모린과 조앤의 Take Me or Leave Me 느낌 – , 거기에 끼어드는 찰스의 노래까지, 이 공연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코러스가 반복하는 멜로디의 라임도 죽인다.
It’s the Thrilla
in Manila
But with Diana and Camilla
번역하면 “스릴라 인 마닐라인데 선수는 다이애나와 카밀라”란 의미. ‘스릴라 인 마닐라’ Thrilla in Manilla 는 1975년 10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프로복싱 세계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 매치 ‘모하메드 알리 대 조 프레이저 3차전’의 별칭1이라고 한다.
공연 전체적으로는 물흐르는 듯한 장면 전환이 좋았다. 노래가 좀 아쉬운 여왕을 빼곤 배우들 역량도 다들 좋다. 솔로곡들보다는 팝락 음악이 흐르는 앙상블 군무 씬들이 특히 좋았다.
문제는 서사다. 사사건건 안 맞는 바람둥이 남편과 왕실 문화에 고통받고 저항하는 다이아나의 이야기에서 극작가와 연출은 뭘 말하고 싶었을까. 타블로이드 첫면을 장식했을 다이아나의 유명한 포즈나 실제 입었던 디자인의 의상들을 보는 재미는 있지만 그게 전부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타블로이드 같은 공연이랄까.
뮤지컬 다이애나는 David Bryan(작곡, 작사)과 Joe DiPietro(작사,극본)이 만든 작품으로 2019년 La Jolla Playhouse에서 공연 후 일부 수정, 2020년 3월 브로드웨이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한참 공연이 중단됐다가 2021년 11월에나 재개했다. 오랫동안 기다려 재개했지만 공연은 겨우 한 달 여만에 내려갔다. 총 16회의 프리뷰 공연과 33회의 본공연 밖에 못한 것. 아마 언론의 차가운 반응이 원인이 됐겠지. 브로드웨이는 냉정하다. 연출은 Christopher Ashley.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상은 코로나로 공연이 멈췄던 2020년 여름에 쵤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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