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키드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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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키드 파트1을 보면서 든 생각들을 메모 해본다. 무대 뮤지컬로는 전미 투어, 내한 투어, 국내 프로덕션을 봤고 OBC음반도 꽤 들었다. 꽤 애정이 있는 작품으로 자막 버전으로 봤다.

  • 영화 시작할 때 배경 설명을 텍스트로 해주는데 굴림체다. 너무 구리다 ㅠㅠ.
  • 영화 타이틀은 올드한 꼬부랑 폰트로 Wicked로 적어놨다. 아마도 이 작품의 모티브인 1939년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오마쥬가 아닐까? 다만 1939년 폰트보다는 좀 더 굵었던 것 같다.
1939년 <오즈의마법사> 타이틀
  • 난 No One Mourns the Wicked 넘버 때는 글린다의 표정을 살핀다. 사람들에게 사악한 서쪽 마녀가 죽었다고 공표하지만 슬픈 표정인게 포인트.
  • 난 엘파바도 동생과 함께 쉬즈에 입학했다고 알고 있는데 영화에선 동생 네사로즈의 입학을 위해 왔다가 얼떨결에 남는다. 이때 엘파바의 아버지가 둘째 딸인 네사로즈에게 구두를 선물하는데 은빛 구두이다. 오즈의 마법사와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1939년 영화 <오즈의마법사>에선 붉은색 구두였는데 원작은 은빛 구두가 맞다는 것 같다. 입학식에서 엘파바의 분노 마법으로 학교 벽 장식(오즈의 마법사 얼굴이었던가?)이 무너지는데 뒤에 동물들 그림이 있었다. 일종의 복선.
  • What is This Feeling은 내 마음대로 정한 1막의 3대 넘버 중 하나. 공연에선 두 주인공 사이의 갈등에 방점이 찍힌 느낌이라면 영화에선 왕따를 강조하려는 느낌으로 군무가 추가됐다. 미국에서 2009년에 처음 공연 볼 때 노래 내내 반복되는 “Loathing”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국내 공연에선 이걸 “밥맛”으로 번역했는데 영화에서도 같은 번역을 썼다.
What is This Feeling 씬

  • Something Bad는 공연에선 교실에서 염소 교수랑 엘파바가 대화하는 넘버였는데 영화에선 염소 교수 집에서 동물들이 얘기하는 씬으로 변경. 염소탈을 쓴 사람이 아니라 정말 동물 형태의 동물(?)들이 대화하니 더 그럴 듯한.
  • Dancing Through Life는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씬. 1막의 피예로 메인 넘버. 공연에서도 군무 씬이지만 엄청난 수 앙상블을 더해 움직이는 도서관 세트에서 촬영하여 웅장함과 기묘함을 더 했다. 공연에서는 피예로에게 별 매력을 못 느꼈는데 영화의 피예로 (조나단 베일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글린다가 한 눈에 반한게 이해간다.
  • 오즈더스트 볼룸 씬은 Danching Through Life에서 이어지는 씬인데 이 씬의 음악은 뮤지컬 OBC음반엔 없고 위키드 OST에 추가됐다. 글린다에 속아 엘파바가 이상한 의상으로 이상한 춤을 출 때 글린다가 마음 바꿔 같이 춤을 추는 장면은 눈물 찔끔 코 훌쩍할 정도로 감동적인 장면. 전혀 반대의 상황이지만 뮤지컬 레베카에서 맨더스 부인에게 속아 레베카 의상을 입고 무도회에 입장하는 이히가 항상 떠오른다1.
  • 내 마음대로 정한 1막의 3대 넘버 중 두번째인 Popular는 너무나도 유명한 씬. 아리아나 그란데의 러블리함이 잘 들어난다. 특히 신씨야가 바닥 중앙에 누워있는데 아리아나가 헤엄치듯 원을 그리며 주위를 도는 장면이 인상적.
  • 공연의 Wizomania씬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스프링 같은 의상이 바보 같음) 영화에선 OG 브로드웨이 글린다, 엘파바 커플인 크리스틴과 이디나가 등장한다! 깜짝 등장에 반가워 눈물이 날 정도. 영화 보며 ‘역시 무대 공연에서의 음악적인 감동은 못주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둘의 목소리는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느낌.
  • 마법사가 에메랄드시티로 향하는 도로의 색을 뭘로 할지 글린다와 엘파바에게 묻는다. 공연에선 없는 장면. 당연히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노란 벽돌 길을 선택한다.
  • Defying Gravity는 내 마음대로 정한 1막의 3대 넘버 중 하나이자 1,2막 통틀어 가장 멋진 씬. 뮤지컬의 명장면을 어떻게 연출할지 궁금했는데 도망자의 긴박함이 살아있게 연출했다. 클라이막스는 구속을 떨쳐버리는 시원한 연출. 위키드 공연의 가장 아이코닉한 장면인 공중 부양 씬도 영화에서 그대로 옮겨놨다. 중간에 기구가 나오는 것도 재미있다. 그런데 기구가 타버리면 나중에 마법사는 어떻게 돌아가지? 다시 만들면 되나?
  • 3시간에 가까운 러닝 타임은 너무 길어서 좀 지루했다. 감독과 대본이 원 공연의 팬이라 놓치고 싶은 게 없었나보다.
  • 자막 상영은 영어 가사의 리듬과 운율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예를 들어 Danching Through Life에서 보크가 어쩔 수 없이 네사로즈에게 파티에 동행하잘 때의 가사:
    Listen Nessa
    Uh Nessa
    I’ve got something to confess a
  • 인터미션이 1년이라니!!
  • 파트 2는 어떻게 될지…. 오즈의 마법사 내용과의 연계를 위한 부분이 많은데 한국 관객에겐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영화의 이해를 위해 예습하고 가는 관객이 많을 수도.

존 추의 전작인 인더하이츠도 매우 괜찮게 봤었는데 위키드도 너무 긴거 빼곤 재미있게 봤다. 한국어 더빙판으로 한 번 더 볼지 고민 중.


  1. 레베카의 맨더스 부인은 엘파바 역을 한 옥주현, 이히는 글린다 역을 한 김보경 배우기 때문에 더 그런 듯. 물론 레베카에서는 위키드의 이야기처럼 훈훈함은 전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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