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전미도 배우 검색하다가 알게된 공연인 어쩌면 해피엔딩 (어햎).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함께 나왔던 정문성 배우와의 사랑이란 넘버를 부르는 영상을 여러번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올해 봄에 뮤지컬 일테노레를 본 후 작곡가 윌 애런슨 Will Aronson과 작사가 박천휴 Hue Park의 전작이었던 이 공연이 또 떠올랐다. 찾아보니 6월에 공연한다고 해서 기대했던 기억. 티켓 오픈은 잊고 있다가 최근에 생각나서 예매처에 들어가 보니 극장이 작아서 거의 매회 매진이었다. 틈 나는대로 접속하다가 적당한 자리를 찾아 관람에 성공.
줄거리
근미래,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반려로봇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는 주인들로부터 버려진 헬퍼봇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저마다 외롭게 살아간다.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되고 조금씩 가까워지는데, 반딧불과 옛주인을 찾아 제주도로 이동을 하면서 로봇은 몰랐던 감정들을 배우게 된다. 운전을 해서 제주도를 간다길래 의아해했는데 이 시대에는 육지에서 제주도로 터널이 뚫린 후였다 ㅎㅎ.
뒷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감상
- 혼자 사는 헬퍼봇을 보니 독거 노인이 생각났다. 혼자 사는 노인의 생활이 저렇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극중 헬퍼봇도 노후화 되어 수명이 다 해가는 상태더라. 사랑에 대한 감정을 모른다는 것 외엔 인간이랑 비슷한 거지. 요즘 나이 들었단 생각을 많이 해서인지 묘하게 배역에 공감이 갔다.
- 윌 애런슨의 음악이 전작 “마이 스케어리 걸”에서도 피아노와 스트링으로 된 음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의 음악도 마찬가지.
- 윌 애런슨의 전작인 ‘일 테노레’의 영상을 찾아보다가 홍지희 배우를 알게 돼 홍지희 배우가 등장하는 공연을 선택했다. 디즈니 공주 같은 맑은 목소리를 내는 클레어에 잘 어울렸다. 과거 동거인의 불행을 회상하며 흥분할 때는 로봇답지 않게 흥분해서 로봇스러움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음. (홍지희 헬퍼봇이 더 신형이기 때문에 더 사람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 된다.) 윤은오 배우의 외모가 헬퍼봇을 만들면 저렇게 생기게 만들겠다는 느낌이라 잘 어울렸다. 밝은 외모와 목소리. 끝까지 로봇스러운 연기를 한 것도 인상적.
- 소위 멀티맨이라고들 하는 역을 맡은 이시안 배우도 여러 역에 목소리가 잘 어울렸다. 특히 헬퍼봇에 남겨준 음반이 플레이될 때 피아노를 직접 치시는 걸 보고 놀랐네.
- 밴드 중앙의 피아노 치시는 분은 중간 중간 노래까지 하시더라. 아무래도 배우가 세명밖에 안되는 공연이라 소리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참여하시는 듯. 고생하셨음. (음반 정보를 보니 주소연 음악감독님이라고)
- “사랑이란”이란 넘버가 유명한데 그 외에도 좋은 넘버가 많다. 앨범을 처음 들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고맙다, 올리버”란 노래가 가장 많이 머릿 속에 떠오른다. 참고로 현재까지 공연 음반은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 (네이버 바이브 검색 결과 바탕). 하나는 이번 공연의 음방인 2024년 공연판이고, 또 하나는 2020년 공연판. 2020년 앨범은 4곡 밖에, 2024년 앨범은 6곡이 수록돼 있다.
- 올리버의 주인(?)이었던 제임스가 올리버를 버려뒀던 이유가 작품에는 명확히 나와있지 않았는데, 나무위키를 보면 미국 버전에는 그 이유가 표현돼 있다고 한다.
- (스포일러 주의) 가장 마지막 장면은 좀 의아해할 수 있는데 어디에선가 본 글을 보니 올리버는 기억을 삭제하지 않았고 클레어는 배우 대본에 명확히 명시되지 않아서 클레어 역의 배우가 원하는 대로 연기한다고.
극장 시야
- 내 좌석은 1층 K열 12번. 1층 뒷쪽 중앙 자리인데 상당히 잘 보이는 편이었다. (아래 빈 무대 사진 참고)
- 요즘 소극장은 자리가 조금 좁긴 하지만 상당히 좋더라. 오랜만에 대학로 극장 가서 재건축된 좋은 빌딩에 소극장들 들어가 있는 것 보고 세월의 변화를 느꼈다.
미국에선 올해 가을 브로드웨이에 올라간다고 한다 (홈페이지) 국내 창작 뮤지컬이 이런 경우가 있었나 싶다.
2024-07-30 (화) 오후 8시 00분
예스24스테이지 1관 1층 K열 012번
R석 7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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