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무료 구독권을 얻어서 여러해 만에 다시 보게 된 애플티비 플러스. 애플티비 플러스가 조금 짜증나는게 브라우징을 할 때 애플티비 플러스 자체 컨텐츠와 (돈을 내야 하는) 타사 OTT 컨텐츠가 섞여서 보인다. 설정을 뒤져봐도 무료 컨텐츠만 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한 가지 방법을 깨달았으니, 썸네일에 애플 티비+ 로고가 보이면 자체 컨텐츠라는 것.
어쨌든, 내가 이번 달에 본 컨텐츠들을 적어본다. 먼저 티비 시리즈들.
카를로스 곤: 그는 왜 도망자가 되었나

원제는 Wanted: The Escape of Carlos Ghosn.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카를로스 곤의 일본 탈출 사건을 다룬 애플티비 다큐멘터리. 탈출을 도왔던 미국인 부자는 미국에서 체포, 일본으로 송환되어 징역을 살았는데 그 기간 동안 카를로스 곤은 그들에게 연락 한 번 없었다고 ㅋ.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보다 흥미롭다. (★ 4.5/5)
슈미가둔 시즌 2

시즌 1에서 뮤지컬 마을 슈미가둔에 갔다가 돌아온 의사 부부가 일상이 지루해지자 다시 뮤지컬 마을을 찾는데, 이번엔 슈미카고란 마을에 가게 된다. 앞 시즌에서 소재로 사용한 옛날 뮤지컬들에 비해 내게 훨씬 익숙한 작품인 시카고, 스위니토드, JCS, 캬바레 등을 패러디 한데다 유니크한 밥 포시의 안무까지 더해져 시즌 1보다 훨씬 즐겁게 봤다.
위 장면은 너무 웃겨서 캡쳐까지 했다. 사진의 남자는 푸줏간을, 여자는 고아원을 운영하는데 스위니토드의 파이 가게 주인과 이발사처럼 고아원 아이들을 죽여 정육점에서 팔자고 노래한다. 손드하임의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A Little Priest를 패러디한 넘버인 것이다. (★ 3.5/5)
애프터파티 시즌 1

고교 동창들의 홈커밍데이 이후 참석한 애프터파티에서 생긴 살인 사건을 다룬 코미디. 동일한 상황을 각자의 관점에 따라 보여주는 라쇼몽 스타일도 특이하지만 회차마다 스타일이 바뀌는게 재미있다. 특히 야스퍼 에피소드의 뮤지컬 스타일이 재미있었다. 난 스토리에 집중하느라 추리는 전혀 못했는데 추리까지 하면서 본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월터는 기억하겠음!! (★ 3.5/5)
신의물방울

유명한 만화를 화면으로 옮겼다. 원작에서 설정을 따와서 전혀 다른 내용으로 각색했다. 만화에서 웃음기를 싹 걷어낸 진지함이 마음에 든다. 만화책은 끝까지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는 와인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 3.5/5)
다음은 영화들. 짧아서 시리즈보다 부담없이 볼 수 있다. 내가 코미디 영화를 좋아해서 코미디 위주로 봤다.
더 패밀리 플랜

코미디를 좋아해서 본 영화. 유머가 섞인 미쉘모나한과 매기큐의 싸움 장면에 별 반개 추가했다. 그 외엔 너무 너무 진부하다. 고등학교 시절 메가 히트 곡이었던 바닐라 아이스가 여기서 엄빠들의 유행곡으로 나오는 걸 보니 내 나이에 찰떡인 영화. 마지막 무대인 라스베가스의 폐업한 포세이돈 카지노 로비가 아트리움 스타일이라서 존 포트만의 작품인가 싶어 검색해보니 맞다. 실제 있는 건물은 아니지만 아틀란타의 아메리카스마트 3 빌딩 실내에서 촬영했다고1. (★ 3/5)
고스팅

영화는 좀 허술하다. 캡틴아메리카의 옛 친구들 좋아. 참고로 ghost (someone)은 “(someone을 피해) 잠수타다“란 뜻이다. 이 영화에서 남주가 ghost 당해서 영어 제목이 ghosted인 것.(★ 3/5)
온 더 록스

중간까지 Lost in Translation과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같은 감독(소피아 코폴라)이었구나. 서로 표현하며 사랑하자. 하긴, 실제로는 나도 잘 못하지만. 빌 머레이의 눈빛이 머릿속에 남는다. 제목이 왜 온 더 락스인지는 모르겠다. 빌 머레이를 보면 Lost in Translation의 “산토리 타임”이 떠오르는데, 산토리 위스키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긴 하다..??? (★ 3/5)
테트리스

월드클래스 수준 게임의 뒷 이야기. 사업이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80년대 감성의 그래픽과 음악이 무척 마음에 든다. 레저 수트 래리 Leisure Suit Larry의 그래픽이 생각나더라. 영화의 상당 부분은 실화가 아니라지만 라이센스를 얻기 위해 고생하고 경쟁한 이야기는 사실에 가깝다고 한다. 어릴 때 내가 무단 복제해서 XT에서 하던 그 테트리스는 어디서 누가 어떤 라이센스로 만든 것이었을까? (★ 3.5/5)
샤퍼

샤퍼Sharper는 사기꾼이라는 의미의 영단어로 제목 그대로 사기꾼을 다룬 영화다. 내용이 좀 뻔해서 긴장감이나 반전은 없다.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는 걸 보여준 영화. 뜬금없지만 회사의 중요한 일을 할 때에도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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