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출장을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유니크한 건물이라 조사를 해보니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더라. 이 건물을 보통 옛 이왕가의 저택 旧李王家邸 정도로 부르는 것 같은데 여기에서 이 왕가란 이씨 조선 왕조이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이 일본에서 볼모처럼 지낼 때 일본 궁내성으로부터 하사 받은 땅에 지은 저택이라고 한다. 영친왕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이니 이씨 조선의 마지막 왕자이자, 한국 전체의 마지막 왕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저택은 1930년에 건축됐다. 영친왕은 2차대전이 끝나고 이 저택을 유지할 경제력이 되지 않아 참의원 공관으로 빌려주기도 했지만 결국 세이부 그룹에 매각하였다. 1955년에 이 저택은 30여개의 객실을 갖춘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이 된다. 이후 이런 저런 건물들이 추가 됐고 1982년에는 40층짜리 신관이 건설되어 이 건물은 구관이된다. 2007년 그랜드 프린스 호텔 아카사카로 이름이 바뀌었고, 2011년 이 호텔은 영업을 종료한다.
이 호텔 부지는 도쿄 가든 테라스 기오이쵸 Tokyo Garden Terrace Kioicho란 주상복합단지로 재개발 된다. 여기 있던 다른 건물들은 다 부수어져 없어졌지만 이 저택만은 살아 남아 아카사카 프린스 클래식 하우스 Akasaka Prince Classic House란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레스토랑, 바, 연회장으로 운영된다. 다른 건물의 건설 때문에 원래 위치에서 건물 전체를 살짝 옮겼다고 한다. 구글맵에 옮기기 전의 사진이 남아있어 확인해보니 방향은 그대로 두고 살짝 옮긴 수준인 것 같다.
이 도쿄 가든 테라스 기오이쵸에는 옛 영친왕 저택 뿐 아니라 복합 오피스 건물인 기오이 타워와 레지던스 건물이 있다. 기오이 타워 상층부에는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의 뒤를 잇는 더 프린스 갤러리 도쿄 기오이쵸란 최고급 호텔이 있다.
작년에 이 호텔에 묵을 기회가 있었으나 출장이 취소되어 못 묵었다. 기오이타워에는 네이버의 손자 회사쯤 되는 Z홀딩스와 계열사 야후! 자팬 등도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