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리는 2018년 이야기)
2017년 프랑스 출장에서도 그르노블에서의 미팅을 끝낸 뒤 귀국할 때 잠시 리옹에 들러 점심을 먹었는데, 이번에도 귀국 당일 리옹에 들러 점심 식사를 하고 리옹 공항으로 향했다. 다만 지난 출장 때는 아무 데나 들어가 파스타와 피자를 먹었지만 이번에는 리옹의 전통 음식을 내는 부숑이란 식당을 찾아갔다. 사실 내가 찾은 건 아니고 동행한 L이 찾았지만.
부숑은 리옹의 전형적인 가정식 식당을 일컫는 단어로,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중략…)
5분 동안 리옹의 부숑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세요
19세기 무렵, 리옹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검소한 어머니들은 간편하고 푸짐한 식사로 손님들을 대접했다. ‘그 무엇도 낭비하지 말자’는 것이 그들의 신조였다. 그러므로 그들은 대접살, 삼겹살 등 안심보다 급이 떨어지는 관절 부위를 애용했다.
그르노블에서 기차를 타고 리옹의 빠르디유 역으로 간 다음,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생폴 기차역으로 갔다.
리옹의 관광지 중 하나는 리옹의 구도심(Vieux Lyon)인데 이곳에 부숑이 많았다. L이 블로그를 뒤지며 찾은 식당인 Un Deux Trois 이 곳에 있었다. 가는 길에 보니 정말 여러 부숑식당이 있더라.

우리는 12시 정도에 가서 막바로 입장 가능했는데 식사 시간에 좀 늦게 오면 밖에서 대기해야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테이블 간 간격은 매우 좁고 복작복작하다. 그르노블에서 간 식당들은 좌석 공간이 넉넉했었기 때문에 비교가 되었다.


18유로짜리 세트를 선택했고, 에피타이저로 Salade Lyonnaise (리옹식 샐러드), 메인디쉬로 Andouillette au four sauce moutarde (앙두이렛뜨: 돼지 창자에 속을 넣어 구운 요리)를 골랐다. 프랑스인만큼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 게 맞겠지만 우리는 시원한 칼스버그를 선택했다.
리옹식 샐러드는 반숙된 수란이 올라가는 게 특이했다. 베이컨 때문에 짠 맛을 달걀이 완화시켜주지만 베이컨이 워낙 많이 들어가서 여전히 짰다. 샐러드이지만 야채보다 빵조각이 더 많은 것도 리옹식 샐러드의 특징인가보다.

메인디쉬인 리옹식 순대는 혀에 익숙한 소스 덕분인지 먹을만 했다. 우리나라 순대와는 많이 다르다. 한국 순대는 안에 당면을 넣는다면 여기는 안에 고기를 넣는 식.


식사를 마치면 디저트 메뉴를 가져온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크게 거부감이 느껴지는 음식은 아니었다. 리옹에 왔으면 이런 거 한 번은 먹어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