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숙소는 내가 직접 잡은 게 아니라 회사에서 잡아준 것. 라스베이거스의 중심가인 스트립에 면해있다.
호텔이 워낙 커서 로비에서 호텔 정문까지도 꽤 걸어야 한다. 또, 로비에서 객실까지도 꽤 거리가 있다. 객실용 엘레베이터를 타기 위해서는 슬롯머신으로 가득찬 카지노를 거쳐가야 한다. 손님의 주머니에서 한 푼이라도 더 털어내려는 속셈.
라스베거스 카지노는 실내에서도 흡연이 가능한 걸로 보인다. 그래서 객실로 올라갈 때마다 공기가 안 좋은 로비/카지노를 지나느라 힘들었다. 애들이 같이 간다면 더 힘들어 할 듯.




룸
호텔에서 잡아 준 방이라 무슨 방인지는 모르겠다. 넓은 편이긴 한데 구식이란 느낌이 드는 방이다.



The Beatles, Love (태양의서커스 러브)
라스베가스의 좋은 점은 다양한 공연이 매일 밤 펼쳐진다는 것 같다. 나처럼 공연 보는 것 좋아하는 사람에겐 시간이 모자랄 정도이다. 물론 티켓 값들도 꽤나 비싼 편이라 계속 본다면 돈도 모자라겠지만.
셀린 디온, 보이즈투맨, 데이빗 카퍼 필드처럼 이름만 들어본 엔터테이너의 공연이 매일 밤 있다. 놀라운 일이다. 한물 간 스타 (셀린 디온은 아직 아니지만)들은 다들 베가스로 모이는 건가?
그 외에도 일곱개의 태양의 서커스 공연들이 상시 공연되고 있었다. 뱅킷이 있는 저녁 하루를 제외하면 이틀 밤이 비어있어서 무슨 공연을 볼지 고민을 했다. 네이버에서 “제가 생각하는 라스베가스 쇼 순위“같은 라스베가스 공연 후기들도 좀 찾아 읽고. 리뷰들을 봐도 내 취향에 딱! 맞는 공연은 아쉽게도 없었다. 그렇다고 라스베가스까지 와서 공연을 안 보는 것도 좀 그렇고. 다시 올 일이 없을 수도 있는데.
라스베가스에 도착한 날 밤에는 발이 아파 걷기가 힘든 관계로 그냥 미라지 호텔 1층에서 하는 “러브”란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봤다. 비틀즈의 일생을 서커스로 표현한 것이다. 딱히 비틀즈에 관심은 없다.
티켓은 대략 우리돈으로 10만원 정도.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다. 인터넷에 보면 할인 사이트들이 몇 개 있는데 좌석 레벨까지 고려해 따져보면 호텔 홈페이지랑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인다.




공연은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을만큼 정신없었다. 볼만했는데 10만원의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 비틀즈의 노래에 맞춘 서커스라고 보면 될 것이다.

Boyz II Men (보이즈투맨 공연)
컨퍼런스가 끝난 날 저녁 시간도 비었다. 어떤 공연을 볼까 망설이다가 우리가 묵는 호텔에서 하는 보이즈투맨 공연을 보기로 했다. 원래는 옆 호텔에서 하는 셀린 디옹 콘서트가 더 끌렸으나 가격이 무지하게 비싸서 포기.



흑인 그룹이라서인지 관객도 흑인이 많다. 공연은 종교 행사 같았다. 술취한 흑인 여성분들이 보이즈투맨 멤버의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하며 반응하는 부흥회 분위기랄까? ㅋㅋ. 공연 내내 관객들의 반응이 아주 끝내준다. 공연 말미에는 보이즈투맨 멤버들이 관람객을 안아주며 노래하는 시간이 있는데 다들 안기겠다고 줄 서고.
보이즈투맨 아재들은 잔망스러웠고 귀여웠다. 춤도 많이 춘다. 다양하게 관객들에게 어필할 줄 아는 프로들. 공연 전체가 보이즈투맨의 곡들로만 이루어져있지 않아 그들의 곡을 많이 듣고 싶어하는 관객에겐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모타운 곡들 몇 곡도 헌정 느낌으로 중간에 불렀음.

카지노
라스베가스까지 왔는데 갬블 한 판 안하고 갈 순 없지 않은가? 라스베가스를 떠나는 날 저녁엔 매일 지나만 치던 카지노에 갔다. 테이블에선 내가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슬롯 머신 앞에 잠시 앉아봤다.
딱 20불 가지고 했는데 좀 따다가 다시 잃어 결국 7불 잃었음. 코로나 맥주 두 병 얻어마셨으니 투자 비용 대비 충분히 논 듯.




희한하게 코로나 맥주 두 병을 마셨는데 알딸딸해졌다. 혹시 좀 더 정신없이 게임하라고 몰래 소주를 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