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베니스에서의 마지막 날은 별다른 계획이 없었으나 딱 하나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바로 곤돌라를 타는 것. 가이드북마다 베네치아에서의 곤돌라는 꼭 타보라고 돼 있었다.
곤돌라 가격은 꽤나 비싸서 낮에 타면 ‘배’당 80유로, 햇볕이 없는 저녁에 타면 100유로이다.
호텔에서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나와 곤돌라를 탔다. 곤돌라를 탈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가까운 호텔 앞 운하에서 탔음. 우리 애들답게 탑승 전에 젤라또를 하나 씩 사서 들고 탔다.


보통 곤돌리에가 한 명 타는 걸로 아는데 우리 배에는 두 명이 탔다. 내가 보기에 수습 사원 교육을 위한 운행인 듯. 수습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곤돌라를 몰고, 사수로 보이는 아저씨는 앉아 있음.

대운하나 바다를 운행하는 곤돌라도 있는 듯 하지만 우리배는 좁은 운하를 돌아다녔다. 배를 타며 이런 곳에서도 교통 사고가 있고, 보험도 있겠지란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운하에서의 교통 사고를 직접 목격하게 될 줄이야.
운하 삼거리를 배들이 막고 있어 교통 체증이 있었다. 알고보니 원인은 운하 위에서의 교통 사고. 곤돌라와 수상 택시 사이에 접촉 사고가 있었던 걸로 보인다.


몇몇 뱃사공들이 올라가 철썩 같이 붙어버린 두 배를 분리시켜 보려고 했지만 되지가 않았다. 한참 동안 멈춰서 기다리던 우리 배가 접촉 사고가 난 배들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운하의 빈틈을 찾아 피해가려고 한 줄 알았는데 배는 사고가 난 배 옆에 멈췄고, 우리 배에 타고있던 ‘사수’ 곤돌리에가 접촉 사고가 난 수상 택시 위로 올라탔다. 한참 동안 끙끙대더니 두 배를 분리시킬 수 있었다. ‘사수’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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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교통 사고 때문에 곤돌라 탑승 시간을 손해 본 느낌이 났지만 흔치 않은 구경을 한 셈. 베니스에 왔더라도 비싼 돈을 주고 곤돌라를 꼭 타야하는 건진 잘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