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일본 토쿄에서 열리는 SIGIR 2017에 참석하게 됐다. 검색이 핵심인 우리 부서에서는 이 세계 최고 권위의 정보검색 학회가 중요하다. 네이버가 이 학회를 스폰서하기 때문에 학회의 전시 부스 관련 일을 좀 했었는데 참석까지 하게 된 것. 11년 만에 토쿄를 재방문 하게 된 것.
(아직 블로깅하지 않은)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 없이 떠난 학회이기에 공항에서 학회 장소이자 숙소인 게이오 플라자 (Keio Plaza) 호텔까지 이동하는 법도 잘 모른 채 하네다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아는 거라곤 지하철을 타고 도초마에(都庁前; 나중에 알고보니 ‘도청 앞’이란 의미란다.)역으로 가야 한다는 것.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지하철을 타는 것이 더 재미(?) 있을 것 같아 지하철을 선택했다. 참고로 난 도쿄 지하철 노선도를 본 적도 없는 사람. 데이터 로밍이나 현지 심을 구입 안해서 길에서 인터넷도 못 쓰는 사람.
하네다 공항의 인포메이션에 가서 도초마에역에 가는 법을 물어보니 어색한 한국말로 지하철 노선도에 형광팬으로 선을 그어주며 어디서 한 번 환승하란다. 지하철 표를 사서 플랫폼에 내려가니 머릿속이 하얘진다. 동일 플랫폼에 여러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오는 것 같은데 난 어떤 열차를 타야 하는지 모르거든.
10분 남짓 도착 열차를 설명하는 전광판과 인포메이션에서 받은 노선도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연구를 한 후 열차를 탔고, 호텔까지 가는데 성공했다.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이렇게 신주쿠에 있는 게이오플라자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니 회사와 계약된 호텔이라 남관의 플라자 슈페리어 방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고 레이트 체크아웃도 하게 해준단다. 26층 방을 받았다. 전망도 좋은 편이고, 방도 넓어 아주 좋았다.
호텔 주변은 사무 지역 같았는데 길 두 개 정도만 건너면 식당이 있는 거리가 나왔다. 신주쿠 역의 서쪽 출구까지는 도보로 10~15분 정도 소요.
토쿄에 살고 있는 친한 후배 Y 는 마침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고 있는 중이었다. 밤 10시가 돼서야 이 후배를 만났다. 호텔 근처인 신주쿠 역 근처 맥도널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로밍이나 일본 유심구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나는데 스마트폰의 도움을 받지 못해 문제가 생길까 걱정했지만 아무 문제 없었다. 그 덕(?)에 일본 도착 첫날부터 과음 ㅠㅠ.
참고로 위 사진을 찍은 Flat이란 바는 신주쿠 골목에서 술 마실 바를 찾다가 아무 데나 들어간 곳인데, 마일즈 데이비스 노래가 나오길래 신이 나서 바텐더에게 소니 롤린스의 곡도 틀어달라고 했더니 어디서 CD를 잔뜩 들고와서 찾아 틀어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