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동료 C님이 우리 회사 앞 이태원역으로 오셨다. 남자 둘이 좀 찐한 술을 마시려고 했지만 아는 곳이 없었다.
1. 멘야산다이메 (麵屋 三代目)
일단 배를 채우러 라멘을 먹으러 갔다. 출퇴근 길에 매일 보는 식당으로.

기본 라멘과 반주로 마실 아시히 생맥주를 시켰다. 라멘은 국물이 짰다. 중앙일보의 이 기사에 따르면 국물이 짜야지 면과 균형이 맛는다고 한다.
“라멘은 짜다는 생각부터 하는 사람이 많아요. 일본과 한국 식문화 차이를 이해하면 쉬워요. 우리는 국물을 먹지만 일본은 면을 주로 먹거든요. 면은 싱거우니까 국물이 어느 정도 짠 맛을 내야 둘을 함께 먹었을 때 맛의 균형이 맞아요. 라멘을 제대로 먹기 위해선 면에 감겨 올라오는 국물 맛을 느껴야 해요.” (하카타분코 대표)
맞는 말이지만 국물을 먼저 벌컥 들여마시고 라멘을 먹기 시작하는 나에게 국물이 무척 짰고 면은 좋았다. 참고로 위 기사에 나온 공동 1위 집 중 하나인 멘야산다이메 홍대분점이 우리가 간 곳의 본점인가보다.
2. 프로스트
배를 채웠는데 여전히 어떤 술을 마실지는 결정하지 못 했다. 내가 아는 이태원 술집들은 몽땅 맥주집이니 맥주를 마시러 갔다. 해멀턴호텔 뒤에 있는 맥주집 프로스트로 향했다. 얼마 전 점심 시간에 팀 동료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알게된 곳이다. 이태원의 일반적인 펍 분위기와는 달리 굉장히 큰 맥주집으로 우리가 찾는 다양한 생맥주가 있었다.
켈키니 생맥주(7000원이던가?)로 시작해서 샘플러(200ml 3잔에 15,000원)를 마셨다. 안주는 피쉬앤칩스 (15,000원).



3. 울프하운드
또다시 맥주를 마시러 새로운 펍을 찾아 나섰다. 예전에 영어 선생님과 갔던 울프하운드(Wolfhound)로 갔다. 여기서는 제주감귤IPA가 있어서 마셔봤다.

여기서 C아저씨가 The World’s Ends란 영화 얘기를 했는데, 12개의 펍에서 1잔씩의 술을 마시는게 목표인 친구들이 나온단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우리도 오늘 여러 펍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한 잔씩 마시기로 결정함! 이 동네 펍에선 안주를 안 시키는 것이 당연하니 안주로 배부를 일도 없을테니.
그래서 울프하운드에선 맥주 딱 한 잔만 마신채 가게를 나섰다.
4. 필스너우르켈 팝업스토어
그리고 찾아간 곳은 이태원 역 앞의 필스너 우르켈 팝업스토어. 지난 번에 혼자 가 본 곳이다.
페이스북 필스너우르켈 페이지에서 받은 쿠폰으로 체코식 안주(?) 뜨르들로는 무료 시식. C님은 체코에서 이걸 드셔보셨다고 한다. 막대기 같은데 둘둘감아 구워 만든다고. 여기선 주방에 그런 장비가 없던데 아마 만들어진 걸 데워 나오는 거겠지? 하여튼 체코에서 먹은 것보단 덜 달다고 한다.


5. 베이비기네스
그 이후로 찾아간 곳은 기네스 생맥주로 유명한 펍인 베이비기네스. 당연히 기네스 생맥주를 주문해 마셨다. 프로스트에서 마셨던 기네스 생맥주보다 훨씬 나았다.



6. 셜록홈즈
시간이 늦어 문을 연 펍이 거의 없었고 문을 연 곳 중 하나를 무작정 들어갔다. 셜록홈즈란 술집. 이태원 펍 분위기랑은 좀 다른 정갈한 분위기. 술집에 하나 뿐인 티비에선 영드 셜록홈즈가 계속 플레이 되고 있는 걸로 봐서 드라마에서 이름을 따온 집인가 보다.
이날의 마지막 술로 바이헨스테파너 헤페바이젠 생맥주(잔당 12,000원)를 마셨다. 우리끼리는 이 날의 이 짓을 ‘도장깨기’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생맥주를 마시기에 이태원만한 곳은 없을 것 같다. 생맥주를 마시려면 이태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