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차 구입을 고민 중이라 적정 가격대의 차들을 비교해 보는 중이다. 며칠 전 후보군에 있는 차 중 한 대를 처음으로 시승해봤는데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HG 2.4다. 원하는 옵션 (썬루프와 네비게이션) 넣으면 세금 포함 3,600만원 정도. 현대자동차 홈페이지를 통해 시승 신청을 했더니 회사 앞으로 영업사원이 차를 몰고 왔다. 하이퍼메탈릭 색상의 그랜저 HG 2.4.
양재동을 돌아 회사로 되돌아오는 약 40분 가량의 시승을 해보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핸들이 너무 가볍다는 것이다. 지금 타는 오래 된 차의 핸들이 무거워 상대적으로 더 가볍게 느껴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바퀴와 유격이 있는 느낌이랄까? 하긴 이렇게 가벼운데 바퀴와 일체된 상태로 움직여도 문제가 되겠다. 이 느낌을 적절히 표현할 말을 못찾았는데 인터넷에 보니 딱 내 생각을 표현한 문장이 있더라: “게임기용 핸들을 돌리는 느낌“. 예전에 동생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용 핸들을 하나 샀는데, 기대와 다르게 진짜 차의 핸들과 달리 아무 저항 없이 핸들이 돌아가서 몇 번 하고 안한 적이 있었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정차시나 저속에선 손가락으로만 건드려도 휠이 움직일 것 같다. 고속에서도 그다지 무거워지지 않는다. 그랜저에 들어가 있는 현대차의 MPDS라는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인터넷에서 많이 봤는데 이렇게까지 가벼울진 몰랐다. 운전하면서 좀 불안할 정도다. MDPS의 내구성이 약하단 얘기가 많은데 내구성을 걱정하는게 아니라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를 걱정하는 것이다.
이 외에는 대부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엑셀을 밟으면 반박자 정도 느리게 반응 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상할 정도는 아니었다. 브레이크는 민감한 편이 아니었지만 지금 타는 차와 비슷해 나쁘지 않았다.
인테리어는 상당히 고급스러워 좀 부담 될 정도. 차는 넓다. 우리 아이들 다 클 때까지 뒤에 태워도 좁지 않을 것 같다.
각종 버튼들이 모여있는 센터페시아는 처음 이 차를 모는 나에겐 너무 복잡했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질테지. 운전 도중 추워서 계속 에어콘 온도를 높여야 했는데 온도 조절 장치가 다이얼식이 아닌 버튼식으로 돼 불편하더라. 바람 세기 조절 장치는 다이얼식이었는데 그걸 쓰면 편했으려나?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던 그랜저 HG는 일단 가벼운 핸들링 때문에 보류. 현대기아차의 대부분의 차종이 MDPS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게 불만이면 현대기아차 중에선 모델 선택이 어려울 듯 ㅜㅜ. 네이버의 한 그랜저HG 카페에 이 핸들 민감성을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정말인지 궁금하다.
아, 그런데 시승 너무 귀찮다. 어느 세월이 일일이 차 다 타 보나.
참고: 김기태 PD의 시승기에서는 그랜저 3.5가 가격대비가치로 별 4개를 받았다. (후첨. 최근 그랜저 2.4는 가격대비가치 별 4.5개를 받았다.)
저는 한국 차가 너무 꿀렁꿀렁해서 좀 운전하기 힘들더라고요. 안정감이 덜 느껴진달까. 제 꿀렁꿀렁이 오빠가 말한 핸들이 ‘너무’ 부드러운 그런 거랑 관련이 있는 듯요. 동생이 쓰는 차는 SM 5인데, 그것도 너무 매끄러워서 운전할 때마다 조심조심..적응을 좀 해야 해요. (지금 차 전에 타던 투싼도 좀 묵직했거든요. 지금 차는 세단이어도 디젤이라 그런지 묵직하고.) 근데 동생 말로는 현대 차가 삼성 차보다 훨씬 더 부드럽다고 하니….저로서는…;; 약간 묵직한 차들을 찾아내시는 걸 권장. (순전히 제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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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형 드디어 새차를 알아보고 있군…
그래도 그 등급 중에서는 요즘 그랜져가 대세던데…
다른 후보군은 뭔가? K7, 알페온? 제발 새로나온 SM7은 사지말길(디자인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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