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시간에 한 대 밖에 없는 셔틀을 놓쳐 당황하고 있던 우리 가족 — 물론 가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여전히 신나게 튜브를 가지고 로비에서 까불랑 거리고 있었다. 일단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저녁 식사를 할만한 곳을 찾아 계속 걷다가 사진으로 많이 보던 샘 쵸이스 (Sam Choy’s)란 식당이 있는 건물을 발견! 건물 위로 고래 꼬리가 튀어나와 있어 쉽게 알 수 잇었다. 원래 저녁 식사를 하려고 했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저녁 6시부터 저녁식사 영업을 한단다. orz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길 거너편에 위치한 갤러리아 면세점에 가서 30분 가량 시간을 보내고 거기서 셔틀을 타고 라데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갤러리아 면세점은 듣던대로 면세점을 가장한 명품쇼핑몰이었다. 튜브, 가방 2개, 배낭 하나, 그리고 가현이 –;;까지(대부분의 짐이 가현이 물건), 짐이 너무 많아 입구의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짐을 좀 맡아 줄 수 있냐 물었는데 그런건 안된단다. 한국 백화점의 훌륭한 서비스가 그리웠다. 그래서 그 많은 짐을 매고 다니며 명품 사이를 걸었는데, 가현이는 그 와중에도 울고 불고, 정말 힘이 들었다. 그나마 이 시간 때우기용 면세점 쇼핑 중 보람 찼던 것은 조카에게 줄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나 찾은 것.
원래 갤러리아 면세점에 라데라 셔틀이 도착하는 시간은 정각이지만 혹시 또 차를 놓칠까봐 한참 전부터 첫날 가이드가 가르쳐 준 셔틀 승차 위치에 가서 기다렸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6시에 차를 타고 6시 20분쯤 라데라에 도착했다.
일단 샤워를 하고 나아서 샘 쵸이스에 전화를 걸어 8시에 예약을 했다. 가현이 분유 먹이고 옷 갈아 입으니 금방 한시간이 지나 다시 라데라 셔틀을 타고 떠날 때가 됐다.
항상 밴처럼 생긴 라데라 셔틀을 탔는데 이번에는 대형 버스를 타라고 한다. 아, 밤에는 시내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서 큰 버스를 운행하는 구나 싶었는데 딱 우리 가족만 탔다. 황당. 그런데 이 버스 기사 아저씨가 매우 웃겼다. 투몬까지 가는 20여분 동안 끊임없는 농담으로 우리를 웃겼는데 자기도 운전 기사로서 이런 유머 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ㅋㅋㅋㅋ. 가현이는 처음에 버스에 탔을 때는 무척 신기해하더니 이내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기사 아저씨한테 하얏트 가는 길에 샘 쵸이스 앞에서 세워주면 안되냐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식당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많이 줄여 예약했던 8시 정각 쯤 샘 쵸이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게살샐러드와 립, 음료를 주문했다 (전체 $54.8). 결론부터 말하면 게살샐러드는 대성공, 립은 실패였다. 게살샐러드는 매우 맛있었는데 립은 한국 토니로마스에서 먹는 것보다 퍽퍽해서 맛이 없었다. 립 아래 깔린 으깬 감자와 사이드디쉬인 옥수수는 맛있었지만. 양도 좀 많은 편이라 립은 반개만 시킬 껄이란 후회를 했다.


식사 중에 전체 점원들이 다 박수를 치며 어떤 테이블로 몰려가서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가 있었다. 아마 그 테이블의 손님 생일이었나보다. 한국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데서 저렇게 해주는 건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곳은 조금 다르게 해주었다. 외국에 나와 저런 식으로 생일을 맞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겠다 싶었다.

하여튼 배불리 먹고, 디섬 용기에 담겨있던 빵과 버터는 포장해달라고 해서 들고 식당을 나섰다. 가이드와의 약속 장소인 샌드캐슬쇼 공연장에 도착했더니 약속 시간인 9시 10분이 돼 있었다. 우린 늦을까봐 급하게 왔는데 가이드는 안와 있었다. 그래서 입구에서 사진 찍고 놀고 있었더니 10분 쯤 뒤에 가이드 등장. 다른 손님들 입장시켜주느라 안에 들어가 있었단다.

가이드와 함께 실내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좌석은 좋았다. 나름 앞쪽이고 의자도 일반 테이블-걸상 식이 아니라 테이블을 둘러싼 U자형 소파였다. 칵테일 한 잔이 포함된 티켓이라 가이드가 불러주는 몇개의 칵테일 중 하나를 주문했다 (나중에 메뉴판 보니 가이드가 불러준 메뉴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칵테일이 있었다).

실제 공연은 9시 반쯤 시작했다. 그 전에는 음료 주문하고 사진 찍는 시간. 실제 공연에 사진 촬영은 불가능하다. 공연 내용은 아이스링크 위에서 스케이팅을 하면서 보이는 마술쇼. 공연이 시작하자 조명이 들어오고 시끄러운 음악이 나왔다. 공연 전에는 까불랑 거리며 놀던 가현이, 공연이 시작되자 겁을 먹고 얼른 엄마 품에 안긴다.
공연이 영 꽝은 아니었지만 일인당 $80이란 돈을 주고 볼만한 공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돈이면 한국에서 마음에 드는 뮤지컬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속이 좀 쓰렸다. ^^. 일인당 $30 정도면 볼만한 공연이라 생각된다.
재미있었던 것은 공연 도중 마술사가 관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 중 한명을 골라 무대로 불러서 마술을 보여주는 코너가 있는데 그 선택된 사람이 일반 관객이 아니란게 너무 티가 났다는 것. ^^; 그 사람이 공연 시작할 때는 없었다가 공연 중간에 들어와 내 앞쪽 테이블에 조용히 앉는 걸 내가 봤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공연 중간에 들어올 때는 “공연 중간에 입장을 시키는 쇼가 있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할 일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 무대에서 돌아온 후 자리에 손님처럼 앉아 있는 연기(‘아 당황스러워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앉아있다) 를 하는 이 사람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었다. 물론, 이 사람은 공연이 끝나기 전 조용히 공연장을 나갔다.
어쨌든 신혼여행 때 태국에서 본 푸켓판타시 쇼처럼 졸리진 않는 쇼였다. 가현이는 졸렸지만 시끄러운 음악과 번쩍이는 조명때문에 잠이 들지 못하고 아내 품에 계속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가이드 아저씨 밴을 타고 라데라로 향했다. 이 밴에는 우리가 라데라에 처음 체크인 할 때 같이 체크인 한 일행도 같이 탔다. 이 일행도 샌드캐슬쇼를 봤단다. 그런데 차안에서 이 일행 중 하나가 가현이 쿠폰을 다시 받았냐고 물었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우리가 첫날 체크인 하고 방으로 올라갈 때 가현이 쿠폰 두장을 흘린 모양이다. 그리고 그 일행이 엘레비에터에서 땅에 떨어진 쿠폰 두장을 발견했는데, 애기용 쿠폰인 걸 보고 우리가 흘렸다는 걸 직감, 라데라 3층에 있던 여행사에 맡겼다는 것이다. 그 여행사에 속한 가이드 아저씨는 당연히 그걸 연락받아 우리에게 전해줬어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호텔로 돌아가 내일 아침 식사용 가현이 쿠폰 한장은 돌려 받을 수 있었다. 좀 더 빨리 가이드가 연락을 받았으면 가현이가 오늘 아침 식사도 제대로 했을거란(가현이가 좀 많이 먹는다) 생각에 속이 상했다.
내일 렌터카를 빌려 괌 섬 일주를 할 계획이라 호텔 1층의 리치렌터카 데스크에 가봤는데 아무도 없다. 여긴 원래 아무도 없는가보다. 한번도 이 데스크에 사람이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가이드한테 렌터카를 예약해달라고 하려다 가이드 통하는게 싫어서 그냥 내일 아침에 알아보기로 생각했다. 어쨌든 괌에서의 둘째날도 이렇게 지나갔다.
샘초이스에서 외식한게 괌도착후 첨으로 그럴듯한 식당에가서 외식한건데 시간이 촉박해서 즐기면서 먹질 못해 아쉽네요. 게살샐러드는 지금도 그리움. ^^ 립은 정말 컷습니다. 보통 립의 두배쯤? 애피타이저로 half립이 있었는데 그걸 시킬껄 후회했었죠. 저 빵도 포장해와서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먹을시간이 없어서 결국 냉장고에 남겨두고 왔다는..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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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가 식당가는 버스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음식이 나와도 깨질 않아서 안타까웠답니다. 이 맛있는걸 놔두고 또 콘도에가서 햇반에 김 먹여야하나 하구요. 근데 다행히 한 20-30분후 잠이깬 가현인 사진처럼 열심히 먹기 모드로 돌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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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의 연변처녀 같은 머리띠랑, 음식먹을때 쓰는 앞가리개는 너무 큐티해요~ (아~~ 가와이~~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요. 차장님 가족들은 모두 사진을 잘 찍히시는듯…심지어 어린 가현이까지… 너무.. 잘 나왔어요 사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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