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의 마지막, 그리고 귀국
빠리에서의 둘쨋 날, 뮬랭호텔의 한국 식당에서 곰탕과 김치를 아침 식사로 먹고(아.. 빵만 아침으로 나오던 호텔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했는지..) 공항으로 떠나기 전에 잠시 호텔 뒤편의 몽마르뜨 언덕에 올라갔다 왔다. 그 곳에 위치한 사크레끄 성당은 뮬랭호텔로 택시를 타고 오면서부터 보이던 건물. 언덕을 오르다가 길을 잘못 들어 사크레끄 성당의 뒷편으로 가게 됐는데, 성당의 뒷편은 별로 깨끗한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데 앞면으로 가자 새하얀 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이우일씨가 쓴 여행기를 보면 가로 세로 폭이 1mm씩인 레이저를 가지고 빠리 센강의 다리들 때를 벗겨낸다는 얘기를 볼 수 있었는데, 아마 앞면은 이런 레이저 시술(?)을 이용하여 하얀색을 유지하고 있는가보다.
몽마르뜨에서 내려다 본 빠리의 모습도 훌륭했다. 크게 높은 언덕은 아니지만 말이다. 조금 옆으로 들어가면 예술가 거리가 있었는데, 익히 듣던 대로, 노천 까페와, 그 주위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있었다. 단지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그곳에서 엽서 등의 간단한 기념품을 산 후,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다시 샤를 드골 공항으로 향했다.
우리의 출국은 오후였지만, 상주형의 일본으로의 출국이 우리보다 2~3시간 일렀다. 상주형을 배웅하기 위하여 일본행 비행기를 탑승하는 Hall F 로 갔는데, 아마 새로 지은 홀인 듯 했다. 3번째 가본 샤를 드골 공항이었지만, 공항 자체를 자세히 관찰할 여유는 그 때까지 없었는데, 그 때보니 마치 콘크리트와 유리로 된 공항 터미널이 마치 스타트랙에 나오는 우주선처럼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뜬금 없는 생각일까? –;;) 거대한 돔 형태의 콘크리트 지붕, 그 사이로 뚫어진 일렬의 직사강형 모양의 창(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이 어쩐지 스타트랙의 우주선의 겉모양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상주형을 배웅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Hall로 돌아와서 Boarding pass를 받고, 공항 터미널에 있는 맥도널드로 갔다. 한 음식하는 프랑스에도 맥도널드는 상당히 많았다. 활주로로 향한 창 옆에서 먹는 빅맥의 맛도 괜찮았다. 그리고 비행기 타러 들어가서 면세점에서 선물 좀 사고 또 다시 Air France를 타고 한국으로 떴다.
옆자리에는 어머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프랑스 인인 여자애가 탔다. 난 처음에 얘를 보고 적어도 18, 혹은 20살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16살이란다. 독일 자브뤼켄의 한국 식당에서 일하던,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독일인인 여자애도 보기엔 26~27 살 정도로 보였는데, 알고보니 20살이라고 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얘네들은 매우 빨리 성숙해지는 것 가다. –; 하여튼 그 옆 자리에 탔던 여자 애의 나이를 듣고, “나이에 비해서 더 들어 보인다”라는 말을 했더니 날카로운 눈빛이 돌아왔다. –; (내가 그 여자 애에게 나이를 묻기 전에 내 나이를 말했더니, 나보곤 어려보인다는 말을 해주었었다. –;)
돌아오는 비행기에선 한국 영화 인터뷰, 베토벤 3 등을 해주었지만 중간 중간 봤을 뿐. 그리고 갈 때보단 약간 더 짧은 시간이 걸려 김포에 도착. 샤를 드골 공항에 비해 훨씬 낡고 안 예쁜 김포 공항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
여행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