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귀국길에 평생 처음 비행기가 다음 날로 연기되는 일을 겪었다. 무려 12시간의 지연. 이 날의 일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본다.
탑승 게이트까지는 평범
내가 예약한 항공편은 일본항공(JAL) 095편으로 저녁 7시 40분에 이륙하는 하네다 발 김포 행 비행기. 평소처럼 저녁 6시 쯤 하네다 공항 3터미널에 도착했다. 거의 매달 오는 도쿄 출장이라 익숙하게 짐 부치고, 보안 검색 받고, 면세점에서 과자 사고, 비지니스 라운지 가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탑승이 시작되는 7시 10분에 맞춰 동료들과 함께 게이트로 향했다.
그런데 비행기가 정비 중이라고 7시 40분에 탑승 시간을 공지하겠다고 한다. 사람들로 가득찬 대합실에서 서서 기다렸다. 7시 40분이 되니 다시 20분 후에 공지하겠다고 한다. 계속 서서 기다릴 수가 없어 다른 층으로 이동해 앉아서 기다렸다가 8시에 게이트로 가니 여전히 정비 중이라고 20분 후에 다시 공지하겠다고 한다.
결항 확정
20분 후, 일본어로 뭔가를 설명하는데 대합실의 사람들이 막 줄을 서기 시작한다. 영어와 한국어로 설명이 이어졌다. 비행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음 날 아침 7시 4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 게이트 앞 카운터에서 바우처 제공 등 후속 처리를 했다. 일어를 아는 사람들은 일어로 설명할 때부터 카운터 앞에 줄을 섰고 우리는 앉아서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거의 다 빠진 후에 카운터로 갔다. 거기서 받은 안내.
- 부친 수하물은 찾지 못한다. (내가 갈아 입을 옷 같은게 하나도 없는데 서바이벌 키트 같은 거 제공 안되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한다.)
- 면세품은 세관에 맡겨야 한다. 다음날 게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 공항 옆 호텔 숙박을 제공한다.
- 식사 바우처를 제공한다. 그런데 지금 바우처가 부족하니 더 기다려야 한다.
- 이날 받은 보딩패스를 다음 날도 그대로 사용. 게이트는 다음날 공항 안내화면에 나올거다.
비행기 탑승객 수가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왜 바우처가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참 앉아서 기다렸다. 직원들이 몇 번이나 우왕좌왕 하더니 바우처 대신 현금을 준다고 공항 밖으로 이동하라고 한다.
일본 재입국, 호텔 투숙
중간 중간 배치돼 있는 JAL직원을 체크포인트 삼아 공항 밖으로 이동했다.
탑승 게이트 → 직원용 엘레베이터를 타고 입국층으로 → ‘결항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출국 취소(?) → 세관 앞에서 JAL직원에게 면세품 위탁 → 입국장의 JAL 카운터에서 식사 바우처 대신 현금 2,000엔 (이코노미석은 1,500엔인 듯) 수령 → Villa Fountain Grand 호텔로 이동하여 체크인.
Villa Fountain Grand호텔은 하네다 제3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 호텔 방에 들어간 시간이 밤 11시니 무려 5시간동안 대기했던 것. 체크인할 때 온천 이용권을 줬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이용은 못했다. 호텔 1층의 로손에 들려 갈아 입을 속옷, 그리고 맥주 한 캔과 간단한 안주를 샀다. 동료들과 1시간 정도 모여 수다 떨다가 취침.
재출국
다음날 새벽 5시 반에 기상, 동료들과 로비에 6시 10분에 집결하여 공항으로 향했다. 전날의 보딩패스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체크인 없이 보안 검색만 받으면 됐다. 다행히 이 날도 비지니스 라운지를 쓸 수 있다고 해서 라운지에서 간단히 아침식사 하고 게이트로 이동하여 면세품을 돌려 받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면세품을 맡겨서 돌려 받는데 오래 걸릴까 걱정했지만 예상 외로 쉽게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사히 이륙. 착륙할 때 기내 방송을 들어보니 이코노미 석은 식사가 안 나왔다는 것 같다.
정말 피곤했던 귀국. 다섯 시간 밖에 안 자서인지 호텔에서 1박 한다고 피곤이 풀리진 않더라. 다행히 비즈니스 클래스를 끊어서 비행하는 동안은 풀플랫 시트에 누워 피곤했지만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라서 JAL의 일처리가 스무드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호텔 체크 아웃하면서 보니 항공편이 연기된 델타항공 승객들이 호텔로 몰려들고 있더라. 드문 일은 아닌 듯. 혼자라면 불안했을텐데 동료들과 함께라서 즐겁게(?) 경험했다. 귀국해서 오후부터 일 하느라고 힘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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