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E250을 출고했다. 차 계약부터 출고 후 1주일 동안 탄 느낌을 적어본다.
계약과 출고
작년 말인 12월, 차를 바꾸기로 마음 먹고 삼성동 벤츠 매장에 들러서 시승을 했다. (당시 시승 후기 링크) 딴 차에는 관심이 없어 제네시스 G80을 전시장에서만 한 번 보고 1월 말에 벤츠 E250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다나와에 견적요청을 했더니 몇 군데에서 댓글을 달았는데 할인 내용을 가장 명확하게 제시한 KCC의 한 딜러와 1월 21일 계약을 했다.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까지 출고될 거라고 했다. 색상은 노틱블루/블랙 시트. 애들이 탈 차라 밝은 내장을 선택하진 못 했다.
그런데 3월이 중순에 연락이 와선 3월 출고가 어려울 거라고 한다. 이대로 있다간 4월에도 차를 못 받을 것 같아 회사 동료의 지인이라는 한성자동차의 딜러에게 전화해서 가장 빨리 나오는 색으로 아무 차나 달라고 했다. 노틱 블루나 그라파이트 그레이가 빠를 것이라고 해서 둘 다 계약 걸었다. 그리고 계약한지 1달 반만에 노틱블루 색상의 E250을 출고했다.
노틱블루 실차를 보지 못하고 계약한 거라 색상에 대한 불안함이 좀 있었다. BMW나 E클래스 아방가르드 같이 스포티한 차에는 어울리는 색상이겠지만 익스클루시브처럼 근엄한 디자인에도 어울릴지 확신이 없었던 것. 그런데 실차를 보니 매우 마음에 든다. 흔하지 않은 색상이라 선택한 건데 제대로 한 선택이었다.
틴팅은 많은 고민 끝에 추가금 안 내고 딜러가 해주는 글라스틴트 팬더로 했다. 전면은 50%, 측후면은 35%. 적외선 차단에 좀 아쉬움이 있는 필름이긴 하다.
1주일 사용 후기
차는 잘 나가고 잘 선다. 바보 같은 변속도 경험하지 못 했다. 시승 시 느꼈던 냉간시 탈탈 거리는 엔진 소리는 스탑앤고 덕분에 들은 적이 없다. 스탑앤고를 꺼놔도 음악 소리에 묻히더라. 반자율 주행과 자동 주차는 신기하지만 좀 불안하다. 멀티빔 LED라이트 덕분에 이전 차와 동일한 전면 틴팅 50%지만 야간 시야는 훨씬 좋은 것 같다.
시승할 때는 크게 못 느낀 인테리어의 매력이 상당하다. 우아하다. 핸드폰 거치대는 옥의 티처럼 보여 붙였다가 다시 뗐다. 사람들이 엠비언트 라이트를 왜 좋아하는 지도 알겠다. 내장 네비의 쓸모는 별로 없지만 MBUX는 미려하다. (유선) 카플레이라는 훌륭한 기능이 있지만 화면의 2/3만 사용하는 카플레이 화면보다는 MBUX 자체 화면이 훨씬 더 예쁘다.
수납 공간이 적은 것은 아쉽다. 사람들이 외제차의 수납 공간에 대해 투덜댈 때는 이해가 안 갔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이해가 간다.
지금까지 불편한 점
경사로 밀림 방지(HSA) 기능이 있는데도 약간의 오르막 길에선 차가 뒤로 좀 밀린다. 스탑앤고 때문에 시동이 켜지기 직전에 밀리는 줄 알았는데 스탑앤고 꺼놔도 그럴 때가 있다. 오히려 경사가 좀 있는 길에서는 안 밀린다는 듯.
선바이저가 회전 후 당겨서 움직이는 게 안 되는 건 매우 아쉽다. 나처럼 틴팅을 밝게하면 측면에서 들어오는 햇볕에 취약하여 선바이저로 옆면을 가려야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E250의 선바이저는 측면의 햇볕을 제대로 가리지 못 한다. 10년 전 그랜저도 되던 건데.
무엇보다 아쉬운 건 어라운드 카메라 및 후진 주차용 카메라이다. 새차에 적응을 했지만 후진 주차는 아직 적응이 안 됐다. 후진하면 후방 카메라 화면이 켜지는데 표시되는 궤적대로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화면도 왜곡돼 있는데 센서도 이상해서 충분히 공간이 있는데도 닿는다고 경고음이 빽빽 울린다. 심지어 사이드미러도 좀 이상. 제주도에서 후방 카메라 없는 차를 렌트해도 센서와 눈에 의존해서 주차를 잘 했는데 온갖 센서와 카메라가 부착된 차의 주차가 어려우니 난감하다. 카페에 주차가 어렵다고 글을 올리니 다들 경험한 내용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