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홍콩은 중국 땅이지만 수십년 전 내가 홍콩에 거주할 때는 영국의 영토였다. 내가 홍콩을 떠나고 몇 년 후인 1997년 7월 1일,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다. 그 당시 나는 현장에 없었지만 뉴스를 통해 한 때 내가 살았던 땅의 주인이 변하는 과정을 관심있게 봤었다.
영국령 홍콩의 끝은 이랬는데 시작은 어땠을까? 어떻게 중국 남단의 작은 섬과 그 일대가 영국의 식민지가 된 걸까?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나를 위해 다시 한 번 정리해본다.
1차 아편 전쟁과 난징 조약
- 영국에서 중국산 차가 인기 폭발이어서 영국은 중국에서 차를 많이 수입해갔다. 그런데 영국이 중국에 갖다 팔 건 없었다. 영국 입장에선 무역 적자이다. 그래서 영국이 식민지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청나라에 갖다 팔아 무역 적자를 만회했다.
- 아편의 폐해를 안 청나라는 아편금지령을 내리고 영국 배에 실린 아편마저 갖다 버린다. 영국 상인은 홍콩섬으로 도망
- 영국은 분노하여 청나라에 원정군을 파견하며 1차 아편전쟁이 시작됐다. 청나라 군대가 영국군에 패배.
- 1842년 난징조약으로 청나라는 홍콩섬을 영국에 넘긴다.
2차 아편 전쟁과 베이징 조약
- 난징 조약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청나라에서 이득을 못 봤다.
- 애로우호 사건과 종교탄압을 핑계로 영국+프랑스 군이 청나라 공격하고 청나라가 박살남.
- 1860년 베이징조약으로 청나라는 구룡반도를 영국에 넘김
1898년의 2차 베이징 조약으로 영국이 신계 지역도 99년 동안 빌리게 된다. 기존의 영토인 홍콩 섬과 구룡 반도는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구룡 반도 북쪽 산지로부터 포격을 당하면 홍콩이 박살날 거란 국방 상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영국이 중국한테 내 놓으라고 했다는 듯. 신계와 구룡반도는 대충 보면 얼굴과 이마처럼 경계가 애매한데, 이 경계가 Boundary Street이다.

영국이 이 땅을 얻은 게 빅토리아 여왕 시대여서 빅토리아 하버(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의 바다), 빅토리아 피크(홍콩 섬에서 제일 높은 산)같은 이름이 붙어있다.

홍콩의 반환
99년 후인 1997년에 영국은 신계만 반환하면 되지만 홍콩섬과 구룡반도까지 모두 반환하기로 결정한다. 신계 없는 홍콩 섬과 구룡 반도는 자립이 어려워서였을 것이다. 중국도 불평등 조약이었던 난징 조약, 베이징 조약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중국은 반환 이후 수십년 동안 홍콩에 일국양제로 지방 자치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요즘 보면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어쨌든 홍콩은 애정이 담긴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