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스페이스그레이 + 가품 실버 밀레니즈 루프
애플워치6를 살 때 디폴트로 들어있던 스포츠밴드도, 추가로 샀던 주황색 인조가죽 스트랩도 식상해졌다. 여름에는 밀레니즈 루프가 차기 좋을 것 같아서 구매를 고민하는 중이었다. 실버가 좋을까, 짙은색이 좋을까, 시계가 검은색(정확힌 스페이스 그레이)이니 시계 띠도 검은색(정확힌 그래파이트)이 낫겠지, 그래도 밀레니즈 루프라면 실버가 시그니쳐 컬리인데… 라며 말이다.
그런데 마침 당근마켓에서 중국산 실버 밀레니즈 루프 새 것을 9천원에 판다는 분이 계셨다. 색상을 잘못 선택하셨다고. 검색해보니 스페이스 그레이 워치에 실버 밀레니즈 루프가 잘 어울린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얼른 사가지고 왔다. 잘 어울리면 정품도 실버를 사려고.
스트랩을 워치에 연결해보니 시계와 줄의 색상이 영 안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시나 스페이스그레이를 구입해야겠다.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스페이스그레이도 안 어울리면 어떡하나란 고민은 남는다.
(한 달 후 추가: 한달 정도 차보니 색깔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정품과 가품의 차이
중국산 밀레니즈루프를 가품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진 모르겠다. 심지어 애플 공식리셀러에서도 파는 걸 본 적 있다. 여기서 본 건 ‘밀레니즈 루프’란 표현은 쓰지 않지만 디자인은 거의 같았다.
어쨌든 사용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애플 공식 제품과 싼 중국산 카피의 차이는 대략 다음과 같다. 다만 카피는 워낙 여기저기에서 만들기 때문에 공통적인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 정품: 워치와 체결되는 어댑터 쪽 연결 고리가 시계끈의 폭과 딱 맞는다. 위에 내가 착용하고 찍은 카피품의 사진을 보면 고리에 걸린 밴드 왼편에 유격이 남아 있는 게 보인다.
- 정품: 체인이 더 촘촘하다.
- 정품: 광택이 좀 더 있다.
- 카피: 자력이 좀 더 센편이라고. 그래서 엄한 데 붙는 경우도 있단다.
이 외에도 차이가 많이 난다는데 직접 두 개를 써봐야지 차이를 정확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애플 정품 밀레니즈루프를 사용하는 지인은 내가 산 카피품을 좀 만져보곤 정품인 줄 알았다고 한다. 언뜻 봐서는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품질은?
며칠 밖에 써보진 않았지만 내가 구입한 카피판은 아직까지 품질이 만족스럽다. 무게는 아주 살짝 나가지만 손목을 실크처럼 감싼다. 자석을 이용하여 손목에 딱 맞게도, 조금 헐렁하게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스트랩을 마무리하는 쇠 장식 안쪽 단면이 너무 날카로운 건 아쉽다. 정품은 어떤지 모르겠다. 맥북프로에서 타이핑할 때 이 날카로운 쇠 장식이 맥북의 팜레스트를 긁는 기분이 들어 신경 쓰인다.
그나저나 ‘밀레니즈’는 무슨 의미?
밀레니즈 루프란 무엇일까란, 원론적인 호기심이 생겼다. 한글 표기를 봐도, 영문 표기(milanese loop)를 봐도 어떤 의미인지 알기 어려웠는데 공식 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설명이 돼 있었다.
19세기 말 밀라노에서 개발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이탈리아산 특수 기계로 직조한 부드러운 스테인리스 스틸 메시가 손목에 부드럽게 감깁니다. 이 밀레니즈 루프는 전체가 자석으로 되어 있어 얼마든지 크기 조절이 가능하고 완벽한 착용감을 선사합니다.
‘밀레니즈(Milanese)’는 ‘밀라노의’란 뜻이었다. Watchpro.com의 글에 따르면 밀라노에서 이런 형태의 시계줄을 처음 만들어서 밀레니즈 스트랩 (Milanese Strap)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밀라노는 갑옷으로 유명한 곳인데, 밀라노 사람들이 사슬갑옷 (chain mail)을 만들던 실력으로 철사 매쉬 형태의 시계줄을 처음 만든 게 아닐가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해본다.
(우) 체인 메일 (출처: 나무위키)